입안 세균이 '조용한 살인자' 부른다…○○암 위험 3배

기사등록 2025/09/23 05:30:00 최종수정 2025/09/23 09:04:40
[뉴시스] 구강 내 서식하는 유해 세균과 곰팡이가 췌장암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 없음. 2025.09.22.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입안에 서식하는 유해 세균과 곰팡이가 췌장암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미국 뉴욕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미국의사협회저널 '종양학 학술지(JAMA Oncology)'에 구강에 존재하는 세균과 췌장암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두 개 대규모 장기 연구에 참여한 9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침 샘플을 수집하고 구강 내 세균과 곰팡이를 분석했다. 이후 약 9년간 추적 관찰하며 췌장암 발병 여부를 기록했다.

연구 결과, 효모 '칸디다(Candida)'를 포함해 구강 내 24종의 세균과 곰팡이가 췌장암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주염(잇몸 감염) 유발 세균 3종도 췌장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해당 유해 미생물 그룹이 전체적으로 췌장암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리차드 헤이즈 박사는 "치아를 닦고 치실을 사용하면 잇몸 질환 예방뿐 아니라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동 저자 안지영 교수는 "입안의 세균과 곰팡이를 프로파일링하면, 췌장암 선별 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며 단순한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이라며 "앞으로 구강 바이러스가 췌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구강 내 세균·곰팡이 군집)이 환자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췌장암은 증상이 미미해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며,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높지만 대부분 말기에 발견돼 매년 약 1만 명이 사망하고 10명 중 1명만 생존한다.

주로 75세 이상에게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25세 미만 여성에서도 발병률이 1990년대 이후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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