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마약류 재활 프로그램에 미술 치료 도입해
슬픔에서 벗어나 '반짝이며 빛나는 나'를 직접 증명
마스크에 단약 전후 그림으로 자신의 심경 보여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미술치료는 일반에도 익숙한 소재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재활 프로그램에 미술 치료를 도입해 단약 동기강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단약 전후의 모습을 '마스크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회복의 동기를 다지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 차여자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내면의 상처와 변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며 긍정적인 힘을 얻는다.
실제 사례도 뚜렷하다. 식약처가 공개한 첫 번째 참여자는 단약 전의 자신을 '감정이 말라버린 피폐한 얼굴'로 표현했지만, 단약 후에는 '굳건히 뿌리내린 생명력 넘치는 나무'를 그려 넣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슬픔에 잠긴 자신의 모습을 그린 후, 단약 이후에는 '반짝이며 빛나는 나'를 담아냈다. 세 번째 사례자는 어둠 속 가면을 쓴 자신을 그렸다가 단약 후에는 '어둠을 벗고 화사한 삶을 사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미술치료는 유희성, 상징성, 창의성을 활용해 심리적·신체적 고통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미술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 대인관계 개선, 인격 성숙 등을 꾀할 수 있고, 언어 표현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미술교육이 기술을 중시하는 반면, 미술치료는 내면 표현을 중요하게 다룬다.
약물중독자 재활에서는 주로 집단 미술치료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보편성을 느끼고, 감정을 해소하며, 서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 적응을 돕는다. 치료자는 안내자 역할을 하며, 내담자가 스스로 치유에 책임감을 갖도록 이끌어 나간다. 프로그램은 중단기 형태로 진행되며, 단 한 번의 활동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술치료는 중독자들이 부정적인 자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도록 돕는다.
마약퇴치운동본부가 공개한 미국의 미술치료학자인 해리엇 웨드슨의 자료를 보면 미술 치료의 장점으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어, 내담자의 저항을 줄이고 내면을 더 자유롭게 드러내게 하는 것을 꼽았다.
또 미술 활동을 통해 완성된 작품은 내담자의 사고와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유형의 자료로, 이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작품은 영구적으로 남기 때문에 치료 과정 중 언제든 다시 검토할 수 있다. 이는 내담자의 기억 왜곡을 막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미술 작품의 공간 속에는 내담자의 경험과 감정이 엮여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성격과 집단 역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미술 활동은 물리적인 행동을 수반하므로 신체적 에너지를 발산시키고, 나아가 창조적 에너지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 마약 중독은 벗어날 수 있는 질병입니다. 마약류 중독문제 등으로 어려움을겪고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24시간마약류 전화상담센터 ☎1342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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