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스타트업 만나 "신기술·구산업 충돌, 정치가 역할 해야"(종합)

기사등록 2025/09/17 18:01:57

타다·택시 갈등 사례 언급하며 "이해관계 조정 잘 못한 것"

"우리 사회 실패에 너무 가혹해…다시 일어설 환경 만들어야"

[성남=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스타트업 스퀘어에서 열린 청년 스타트업 상상콘서트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9.1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새로운 기술과 그로 인해 위협받는 기존 질서 사이의 갈등이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된다"라며 "정부와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스타트업스퀘어에서 열린 '청년 창업 상상콘서트'에서 "앞으로도 이런 영역들이 참 많이 생겨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택시면허제를 두고 갈등을 겪은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사례를 언급하며 "이해관계 조정을 잘 못했던"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정치적 조정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라며 "노사분쟁처럼 긴 시간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제3의 대안을 포함해 길게 논의했으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토론을 통해 그런 충돌을 최소화하고 서로 더 나은 길을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번 간담회는 '청년의 날'을 계기로 청년 스타트업의 의견을 듣고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타트업과 투자자, 관련 협회와 단체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실패에 대해 너무 가혹한 것 같다"라며 "실제 여러 제도를 보면 일종의 연대보증, 사업에 한 번 망하면 신용불량자가 되고 다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못하게 옥죄는 제도도 많다"라고 했다.

이어 "과감하게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스타트업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실패한 창업자에게 다시 투자하는 '재도전펀드'를 언급하며 "(예산 규모) 1조원을 해놨는데 사실 조금 적어보인다"라며 "앞으로는 실패해서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이 더 우대받지는 못할지라도 첫 도전과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해보겠다"라고 했다.

[성남=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스타트업 스퀘어에서 열린 청년 스타트업 상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7. bjko@newsis.com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 스타트업은 기업 운영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토로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황현지 스모어톡 대표는 "막상 창업을 해보니 제품 만드는 시간보다 법률 상담, 재무회계, 경영 지원, 세무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고,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포스트 유니콘 지원정책'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상품을 만드는 것보다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창업하는 입장에선 회사보다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행정 비용에 들어가는 것 같다"라며 간담회에 참석한 부처 장관들에게 개선책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스타트업 전시부스에 들러 허드슨에이아이가 영어로 더빙한 이 대통령의 취임선서 영상을 시청하고, 에이로봇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탑 쌓기 게임을 경험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진 스타트업들의 투자설명대회인 IR 피칭 행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일일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수익창출 방식이나 개인정보 보호 등 참석자들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창의적 개선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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