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2분기 상가 공실률, 역대 최고
내수 침체에 상가 과잉공급 맞물려
원도심 이어 신규 개발지도 직격탄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로 충북의 상가 건물이 텅텅비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충북지역 중대형 상가(3층 이상 내지 연면적 330㎡ 초과)의 공실률은 20.18%에 이른다.
2013년 관련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분기보다 0.35%p 늘어 전국 평균 공실률(13.39%)을 훌쩍 넘었다.
연도별로도 2022년 16~17%, 2023년 17~18%, 2024년 18~19%로 꾸준한 상승세다.
올해 2분기 소규모 상가(2층 이하 내지 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8.95%로 전 분기 대비 0.69%p 올랐다. 전국 평균(7.49%)보다 1.46%p 높은 역대 최고 수치다.
주요 원인으로는 내수 침체와 함께 상가 과잉공급이 꼽힌다.
도내 인구가 2014년에서 2024년까지 10년간 0.78% 증가한 데 반해 상업용 건축물은 5만4056동에서 2024년 6만7906동으로 25.6%나 늘었다.
올해 2분기 성안길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32.82%, 소규모 10.74%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1%p, 1.09%p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23년 3분기부터 30%대의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2022년 13%까지 올랐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올해 2분기 10%대에 재진입했다.
성안길은 패션쇼핑몰 apm, 영플라자 등 대형 유통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활기를 잃었다. 롯데시네마가 폐점한 씨유멀티플렉스도 1층 일부에만 매장이 들어섰고 대부분 공실로 남아있다.
한때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호황을 누리던 수암골 카페거리에는 80여개 상가 중 상당수 건물에 임대·매매 현수막이 내걸렸다.
택지개발로 젊은층의 발길이 닿는 율량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마저 전국 평균(13.39%)을 웃도는 14.21%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 택지개발된 동남지구의 경우 집합상가에만 병원·약국·음식점 등이 들어찼을 뿐 신축 상가주택의 1층 매물은 넘쳐난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6월부터 운영된 청주고속터미널 주상복합 상가와 오피스텔 상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커넥트현대와 영화관이 들어선 오피스텔동 6~7층 상가(64개실)의 80%가량, 주상복합동 1~3층 상가(109개실)의 90%가량이 개점을 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입점 준비 중인 곳이 있으나 상당수 수분양권자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 임대 대행사 관계자는 "상가 임차인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선호해 커넥트현대 주변에 입점 준비나 문의가 몰리고 있다"며 "커넥트현대 6~7층 상가 수요가 충족되면 주상복합 상가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가는 수분양권자나 소유자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고, 임차인을 모집해서 운영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경기도 역세권 등 수도권에 비해 입점 속도는 빠른 편"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상가 과잉공급이나 유동인구 감소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상가 임대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 차츰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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