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김건희에 문건 의혹 '파장'…어떤 내용이길래

기사등록 2025/09/17 14:32:37 최종수정 2025/09/17 14:34:39

"이혼소송 유리하게 이끌려 SK에 불리한 문건 작성"

KBS 전 보도국장 백운기씨 유튜브서 이런 의혹 제기

영부인 모임·미래회 등 김 여사와 노 관장 연결고리 주장

문건에 "SK 지배력 약해질 수도" 전망도 적시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4.1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정권의 대통령실을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최 회장과 SK그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일으켜 노소영 관장 측이 이혼소송 재산분할 판결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 했다는 정황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17일 유튜브 채널 '백운기의 정어리TV(이하 정어리TV)'에 따르면 KBS 보도국장 출신의 방송인 백운기씨는 노소영 관장 측 인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문건을 공개하며, 노 관장 측이 김건희 여사 측을 이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전 방송인 백운기씨, 'SK 보고 문건' 유튜버 공개
정어리TV에 따르면 'SK 관련 보고'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이념과 진영을 넘나들어 큰 리스크를 갖고 있다고 규정했다.

문건은 특히 최 회장과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권의 관계가 '초밀월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최태원 회장이 문 정권과 한통속으로 움직였다는 원색적인 표현도 보인다.

이런 주장의 근거로 문건은 SK그룹 일부 계열사의 해외 사업과 대북 사업을 나열하기도 했다.

문건은 이렇게 최 회장과 문 정부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뒤 뒷부분에선 최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사건을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문건에는 "결과적으로 노소영의 의지와 결단력은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며 "노소영은 1심에서 패배를 맛보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최 회장이 노소영에게 1조3808억원의 재산 분할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적시돼 있다.

문건은 이어 "이 판결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지분이 분할재산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며 "만약 큰 틀에서 항소심 판결이 유지된다면, 향후 노소영은 SK그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문건 마지막 부분에는 이혼소송의 향배에 따른 SK그룹의 부정적 전망도 언급됐다. 

문건은 "최태원 회장의 사생활의 문제점과 SK그룹의 오너 리스크 관리 허점 등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의 표적이 될 수 있으며, 최 회장의 SK에 대한 지배력은 약해질 수 있다"고 적시했다.
[서울=뉴시스]17일 유튜브 채널 '백운기의 정어리TV'에 따르면 KBS 보도국장 출신 방송인 백운기씨는 노소영 관장 측 인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문건을 공개하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을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노 관장 측, 김 여사 매개로 대통령실에 문건 전달
정어리TV에 따르면 제보자는 이 SK 보고 문건이 당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봤다.

정어리TV는 "노 관장 측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김건희 여사를 만나 도움을 청했고, 김 여사는 윤 정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노 관장을 만나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어리TV는 "이후 문건과 유사한 내용이 실제 유튜브 등에 유포되면서 재판 여론에 영향을 미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어리TV 소속 구자람 PD는 해당 유튜브 영상에서 "(문건) 제보자는 이 대통령실 관계자가 문건의 내용을 언론이나 수사기관에 흘리며 일종의 '스피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 PD는 노 관장은 김 여사와 '영부인 모임'을 통해 만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건강이 좋지 않자 영부인 자격으로 모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어리TV에 따르면 노 관장이 운영하는 사교 모임인 '미래회'와 아트센터 나비도 중간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서 백운기씨는 "윤석열 후보시절 대선 기간 비밀 선거사무소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예화랑'의 실소유주 남매가 노 관장의 사모임인 미래회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예화랑의 남매 중 남동생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결혼식의 주례를 선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사위다.

정어리TV는 "김 여사에게 '금거북'을 뇌물로 상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모씨도 김 여사와 노 관장 사이의 공통 인맥이다"며 "노 관장은 이배용 전 위원장과 함께 경복궁을 답사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배용씨 역시 김 여사와 노 관장이 모두 아는 공통 인물인 셈이다.

정어리TV는 아트센터 나비 큐레이터 출신인 강모씨도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구입하는데 관여하는 등 김 여사와 노 관장 사이에서 일정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어리TV는 노 관장에게 문건 등과 관련해 문의했지만, 노 관장이 회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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