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노조 전면파업에도 생산차질 없다…왜?

기사등록 2025/09/15 10:25:01 최종수정 2025/09/15 11:05:54

노조원들 참여율 7% 그쳐, 대부분 정상근무

일부 노조원들, 집행부 비판 글 올리기도

"상식선에서 멈출 것은 멈춰라" 주장도

[울산=뉴시스] 백호선 HD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이 10일 오전 울산 본사 내 40m 높이의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2025.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4일째 전면 파업에 나서고 있지만 HD현대중공업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율이 7%대 낮은 수준으로 정상 근무하는 노조원들이 한결 많이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11일 오전부터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이 파업의 지난주까지 노조원 참여율은 7%으로 알려졌다. 사측 추산에 따르면 7500명에 달하는 조합원 중 500여명만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면 파업의 시작은 임금 협상의 난항이다. 노사는 올해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7월18일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지급, 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됐다.

이에 백호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엿새째 이어가고 있다.

올해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참여율이 낮아 큰 생산차질은 없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잡는 사측의 참여율 집계와 노조 측 집계가 비슷할 정도로 HD현대중공업의 파업 참여율이 낮은 수준"이라며 "실제 파업에 나서는 직원들이 아직까지 많지 않고, 생산 차질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참여율 저하는 현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지부 홈페이지에는 파업 불만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임금인상을 끝내려고 점거농성 카드를 꺼냈는데 오히려 사태는 꺼꾸로 폭력사태 해결에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며 "지금 집행 간부들 태도를 보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보다 더 지쳐보인다"고 올렸다.

그는 "아무리 노조집행 경험이나 준비가 안돼 있다고 하더라도 지부장은 상식선에서 멈출 것은 멈추고 정리할 것은 정리를 해줘야 현장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받을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노사 임단협도 진전이 없을 전망이다. 지난 11일 24차 임단협 본교섭에서도 고용 안정 협약과 문제 되는 문구 삭제 등이 논의됐는데, 정작 임금 협상은 노조 측 입장 전달만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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