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실태조사, 무직 73%…수입 '정부의존' 58%
휴학·자퇴는 40%…월수입 '49만원 이하' 33%에 달해
양육에 '학업·취업' 병행은 불가능…자립 기반 우려돼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광주 청소년부모들은 자녀를 돌보기 위해 학업 중단을 선택,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출근이나 등교를 포기하는 사례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광주 북구가 관내 24세 이하 청소년부모 15세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부모 가정의 73%가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을 하지 않는 이유로 55%가 양육·출산을 꼽았다. 절반이 넘는 58%가 수입원으로 정부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본인·배우자 근로소득은 27%에 불과했다. 15%는 가족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의 일 경험은 시간제 아르바이트가 42%, 계약직 15%였다. 근로 경험이 없는 경우도 12% 수준이었다.
청소년부모 대다수가 안정적이거나 전문적인 일을 하기보다 단기간 돈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근로 활동에 참여, 자녀 돌봄으로 인해 일을 이어가기 힘든 실정이다.
월평균 수입에 대한 질문에 33%가 '49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한달에 50만원도 되지 않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100만~199만원' 33%, '200만~249만원' 27% 등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지출하는 항목은 식비·의료·보험비가 32%로 가장 많았다. 기저귀·분유·교육 28%, 주거비 24% 순이었다.
이들 중 80%가 본인 혼자나 배우자와 함께 주로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자녀를 맡길 곳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53%로 절반이 넘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출근·등교를 포기한다는 비율은 67%에 달했다.
청소년부모 40%가 휴학이나 자퇴를 선택했다. 학업 중단 이유는 자녀돌봄(44%)과 경제적 어려움(44%)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 구성원을 보면 자녀랑만 사는 가정은 46%로 가장 많았다. 자녀·배우자와 거주하는 가정이나 자녀·부모와 함께 사는 가정 각 27%로 조사됐다.
이들은 청소년부모로서 겪은 어려움으로 경제적 여유 부족과 불편한 사회적 시선, 아이 맡길 곳 부재 등을 꼽았다.
꼭 필요한 지원으로는 일자리와 아기 발달 장난감, 자녀 학원비·문화생활비, 양육비 인상 정책 등이라고 답했다.
실태조사 내용을 보면 청소년부모 대부분이 경제적 부담과 돌봄 공백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돌봄과 학업·취업을 병행하는 게 현실상 불가능해 자립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구 관계자는 "관내 청소년부모들을 위한 맞춤형 경제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실태조사를 토대로 각종 지원책과 사업 발굴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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