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희망 가져볼까…그만 쉬려는 청년들 늘었다[세쓸통]

기사등록 2025/09/14 10:00:00 최종수정 2025/09/14 10:14:24

청년층 고용률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그냥 쉰 청년은 5월부터 네 달째 감소

취업준비자는 전년比 1.1만명 늘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희망 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위해 줄 서있다. 2025.09.11. jhope@newsis.com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요즘 청년들, 취업하기 참 쉽지 않습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고 스펙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제조업·서비스업 등 일자리는 줄고 있어 신산업 전공이나 경험을 가지지 않은 청년들이 설 곳이 없어지기도 했고요.

실제 발표된 통계도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무려 1.6%포인트(p) 줄었다고 해요. 청년층 고용률은 작년 5월부터 무려 16개월이나 연속으로 마이너스 행진 중입니다.

청년 취업자 수 감소폭도 22만명에 육박합니다. 물론 인구 감소에 따라 절대 취업자 수는 늘어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소폭이 자꾸 확대된다는 점은 상당히 마음 아픈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암울한 숫자들 투성이 속에서 자그마한 희망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수 변화인데요.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즉 취업 준비를 하거나, 학교에 다니거나, 가사·육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쉰다'라고 답한 경우죠.

15~2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만4000명 줄었습니다. 청년 쉬었음 인구는 넉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는데요. 올해 2월에는 6.1%까지도 증가했지만 그 폭이 점차 줄더니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공고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8.18. hwang@newsis.com

같은 기간 취업준비자는 1만1000명 늘었습니다. 이 숫자는 청년들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일자리를 찾지 않고 쉬던 청년들 가운데 일부가 구직 활동에 나서면서 노동시장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물론 이 같은 흐름을 고용시장의 저점 통과신호 등으로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실제 30대 쉬었음 인구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할만큼 전체적 고용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어두운 터널 속을 걸었던 청년층 고용 회복을 위한 중요한 단초로 볼 수 있다는 시선도 분명합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등 정책이 제도적 뒷받침 역할을 할 경우 청년층 취업 확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쉬었음'에서 '준비 중'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 청년들이 당당하게 사원증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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