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평가 중…핵사찰은 당국 승인 후에만 가능"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이란 정부가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과 관련해 "폭격당한 핵시설의 잔해 아래에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1일(현지 시간) AFP 통신을 인용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TV인터뷰에서 "우리의 모든 물질은 폭격당한 시설 잔해 속에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를 고농축 우라늄 행방에 대한 이란 고위 당국자의 첫 발언이라고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 원자력청(AEOI)이 해당 물질의 상태와 접근 가능성을 평가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9일 핵시설 사찰 재개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아락치 장관은 IAEA 사찰단은 이란 당국의 승인이 있은 후에만 접근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이번 합의가 공격받은 핵시설과 부셰르 원전 같은 무사한 시설을 구분한다고 설명하며 "(무사한 시설에 대한 접근은) SNSC가 개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격받은 핵시설과 관련해서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이란이 환경·안전 관련 조치를 취할 때까지 어떠한 행동도 취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국(E3)이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 복원 절차(스냅백)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들 국가는 이란이 사찰을 허용하고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관리하며 미국과 협상에 복귀할 경우 제재 절차를 유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제재 복원 절차가 가동됨에 따라 기존에 해제된 유엔 제재가 다시 발효되기까지 30일간 유예 기간이 있다. 이 기간 안에 안보리가 기존 제재 해제를 유지한다는 별도의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대이란 제재는 자동 복원된다.
이에 대해 아락치 장관은 "만약 안보리에서 스냅백 메커니즘이 통과된다면 이번 합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6월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충돌 과정에서 포르도 등 이란 핵심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타격했다.
이후 이란은 그 다음달 2일 IAEA와의 협력을 전면 중단한다는 법을 통과시켰다.
AFP에 따르면 IAEA는 이란이 지난 6월 13일 기준으로 60% 농축 우라늄을 440.9㎏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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