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기 시작한 한화 심우준…구단의 믿음에 보답할까

기사등록 2025/09/11 12:37:32

9월 3경기 타율 0.385 기록하며 반등 시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 한화 심우준이 번트를 하고 있다. 2025.08.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심우준이 자신을 향한 깊은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심우준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팀이 2-0으로 앞서던 2회초 1사 1루에 유격수 앞 땅볼을 때렸으나 상대 실책을 통해 출루했다. 심우준의 빠른 발의 의식한 롯데 유격수 전민재는 여유를 잃고 실책을 범했다.

그리곤 팀이 5-0으로 앞서던 3회초 2사 2루엔 좌전 적시타를 때려 1타점을 올렸다.

심우준은 동료들이 연속 안타를 때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중 자신의 타석에서도 제 몫을 해내며 팀의 1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와 함께 연승에 성공한 한화는 시즌 마지막까지 선두 탈환을 향한 희망을 붙잡았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초 2사 한화 심우준이 솔로포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7.22. yesphoto@newsis.com

심우준은 지난해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옵션 8억원)에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으며 새 둥지를 틀었다.

2014년 2차 특별지명(전체 14번)으로 KT 위즈에 입단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대형 계약을 이끌어냈다. 2021년엔 구단의 첫 우승도 함께 했다.

2할 중후반의 타율을 꾸준히 기록하면서도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 능력과 빠른 발을 자랑했는 만큼 그를 향한 한화의 기대는 높았다.

그리고 심우준은 지난 3월22일 친정팀 KT를 상대한 시즌 개막전에서 도루로 팀의 첫 득점을 선사한 것은 물론 7회 역전 결승타까지 때리며 한화를 승리로 이끌었다. 호수비는 덤이었다.

하지만 활약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심우준의 타율은 곧장 1할대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예기치 않은 부상에 발목까지 잡혔다.

그는 지난 5월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무릎에 사구를 맞았다. 검사 결과 비골(종아리뼈) 골절 진단을 받고 한 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다.

6월22일 대전 키움전을 통해 다시 1군에 복귀했으나, 반등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대주자로만 경기에 나서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심우준이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 7회 역전 2루타를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5.03.22.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 심우준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하자 그의 방망이는 뜨거워졌다.

지난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펼치더니, 롯데를 상대로도 연이틀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표본은 3경기에 불과하지만 9월 타율은 무려 0.385를, OPS(출루율+장타율)는 0.891을 찍었다.

심우준은 지난해 말 한화 이적 직후 "열심히보단 잘하겠다. 많이 반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개막전 수훈선수가 된 직후엔 "앞으로 더 잘할 테니 좋게 봐주셨음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록 늦었지만 심우준은 이제야 그 다짐을 한껏 발현할 수 있는 흐름을 탔다.

올 시즌 한화에 가장 중요한 시기, 심우준은 앞선 부진을 털어낼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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