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소방병원, 의료진 확보 난항…전문의 7명 채용도 '허덕'

기사등록 2025/09/10 08:00:00

12월 부분 개원 앞두고 전문의 1명만 확보

대부분 진료과목 지원 저조…3차 공고도

정식 개원하면 19개 과목 진료, 가능할까

특수진료도 '휘청'…설립 취지 무색 우려

[음성=뉴시스] 국립소방병원 조감도. (사진=음성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음성=뉴시스] 연현철 기자 = 국립소방병원이 오는 12월 부분 개원을 앞두고 의료 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진료과목별 1명에 불과한 전문의 모집에도 어려움이 따르면서 개원 준비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10일 충북 음성군 등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위탁 운영)은 지난 6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국립소방병원 파견직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다.

채용 과목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7개(각 1명씩)다. 이 중 내과와 진단검사의학과를 제외한 5개 과목은 재공고다.

현재 최종 합격자는 1명(진단검사의학과)뿐이다. 산부인과는 지원자에 대한 채용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나머지 5개 진료과목에는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중 최소 인력 확보를 위한 3차 추가 채용을 공고할 방침이다.

최종 합격자는 발령 사항에 따라 오는 12월부터 부분 개원에 따른 진료 업무에 투입된다.

최소 인력으로 의료기관 개설 기본사항을 갖추더라도 안정적인 진료 체계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진료과목별 전문의 1명씩만 채용해 개원 구색만 맞췄다는 우려도 있다.

소도시·농촌 지역 소재 병원이라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이나 대도시 대비 생활 편의 인프라가 부족하고 주거·교육·문화 환경이 제한적인 탓에 전문 의료진 유치와 정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의료진의 지방 근무 기피 현상을 해소할 뚜렷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재난 관련 질환을 다루는 소방병원 특성상, 특수진료 경험을 갖춘 의료진 확보는 더욱 어려운 과제다.

수련환경을 갖출 여유도 없어 전공의(레지던트·인턴) 채용을 통한 업무 분담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식 개원하는 내년 상반기에는 고민이 더 깊어진다.

기존 과목에 더해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치과 ▲약제과 ▲수의과 ▲보건의료정보과 등 총 19개 진료 과목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비롯한 신경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5개 과목은 전국적으로도 전문의 수가 적은 진료 영역으로 분류된다.

중증 외상, 정신질환(PTSD, 재난 후유증 등) 치료·관리가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방병원 설립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있다.

국립소방병원 기획운영팀 관계자는 "우선 올해 말 부분 개원에 초점을 두고 필수 진료과목에 대한 계획을 시행하는 단계"라며 "아직 정식 개원을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등 일부 진료 과목의 전문의 채용 등을 의논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과목별 전문의 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2030전략실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의료진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는 실정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군 차원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인프라 조성, 공공기관 연계 지원 등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음성군 맹동면 충북혁신도시에서 첫 삽을 뜬 국립소방병원은 국내 최초의 소방전문 의료기관이다. 연면적 3만9433㎡,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302병상, 19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내년 상반기 정식 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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