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측, 사실 오인·양형 부당으로 항소
재판부, 피고인 주장 미반영…"죄질 안 좋아"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깡통주택 100여 가구를 취득해 임차인 150여 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9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2심에서도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김지철)는 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는 여러 건의 사기 범행을 한 피고인에 대해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앞서 A씨는 원심에서도 동일한 형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A씨가 또 다른 전세사기 범행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선고를 받은 사건이 병합됐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심리한 결과 법정 최고형의 선고를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피고인 측의 주장과 달리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려는 의사나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편취액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전세사기 범행으로 죄질이 안 좋은 점, 피해액도 상당히 많은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157명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명목으로 총 193억45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기자본 없이 임대차 보증금과 담보대출금으로 건물을 인수하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깡통주택 190가구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피해자들의 임대차 보증금으로 건물을 인수하거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는 등 일명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2022년 10월~2023년 6월 위조한 임대차 계약서 36장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제출한 혐의도 있다.
HUG는 뒤늦게 A씨의 임대차 계약서 위조 사실을 알고 모든 보증보험을 취소했다. 이로 인해 A씨 건물의 일부 세입자들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됐으나 지난해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A씨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HUG를 통한 피해자 보상이 어느 정도 이뤄졌으며, 아내와 자녀가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점,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었다는 점 등을 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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