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실시한 총선에서 개표완료 임박 1위 유지, 보수당 넘어
분배에 적극적인 평등주의 중립국, 부유세 유지로 선거승리
오슬로에서는 8일 밤 수많은 노동당 지지 군중이 거리에 모여서 요란한 박수 갈채로 이번 박빙의 선거전 승리를 자축했다.
이번 선거는 19세기말 부터 실시했던 부유세의 유지 여부 문제가 가장 중심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열띤 선거전을 치렀다.
가르 스퇴레 총리는 이날 저녁 군중의 환호에 답하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연설을 했다고 노르웨이의 VG방송은 보도했다.
그는 유럽 전역에서 극우파 정당과 우파 집단이 득세를 하고 있는데도 노르웨이에서는 사회민주당 계열의 정당들이 선거전에서 승리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고 말했다.
이보다 약간 앞서 에르나 솔베르크 보수당 대표는 이번에 자기 당의 부진한 실적에 대해 대중 앞에서 사과했다. 그의 당은 의회 선거에서 3위로 떨어졌으며 이번 선거에서 최대로 선전을 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전진당보다도 뒤쳐졌다.
전진당의 실비 리스타우그 대표도 지지자들을 향해서 최대의 실적에 만족한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국민과 기업들이 4년간의 혹독한 시기를 더 참아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한탄을 했다.
새로 출범하는 의회의 169명의 의원을 뽑는 노르웨이 총선은 약 43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개표가 거의 끝날 무렵의 집계에 따르면 중도 좌파 정당들이 전체의 과반인 85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최종 개표결과는 9일에 공식 발표된다. 이후 몇 주일 동안은 연립 내각의 구성을 위한 협상이 이어지고 내각이 구성된 이후에는 하랄드 국왕이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선포하게 된다.
하지만 8일의 개표 결과가 노르웨이 외교정책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 노르웨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굳건한 회원국이며 러시아 침공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지원국이다.
러시아와는 북극해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유럽연합 정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27개 회원국 모두와 긴밀한 경제 협력과 조약을 이행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또한 세계 최고의 부유국 중의 하나로 복지 정책이 풍성한 국가이다. 수 십 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 부존량, 20조 크로네( 2조달러. 2,771조 2,000억원)나 되는 세계 최대의 국부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통계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미국보다 하나 위인 세계 6위의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하는 부국이다.
또한 세계 제1의 국가적 평등주의로 부와 재산을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더 공평하게 분배하고 있는 나라가 노르웨이이다.
노동당은 1982년부터 노르웨이 국가 정책으로 실시해온 부유세를 유지하는 데 앞장 서 왔으며 재산이 176만 크로네 (17만6000달러. 2억 4,395만원)가 넘을 경우 최고 1.1%의 재산세를 내야 한다.
부유세를 폐기할 경우엔 연간 340억 크로네(33억 달러. 4조 5,741억 3,000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고 노동당은 밝혔다.
노동당과 라이벌인 보수당은 부유세의 인하를, 전진당은 아예 폐기를 주장해왔다.
스퇴레 총리는 8일 투표를 마친 뒤 "우리 중에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고도 공평한 일"이라면서 "전국 1%의 부유층을 위해서 나머지 모든 국민의 권리를 빼앗으려 하는 게 우파 정당들이다. 그건 노르웨이 국민이 요구하는 공정성과 단합의 정신에 위배되는 짓이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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