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두 자녀 살해후 여행가방 방치 韓여성 재판 시작돼

기사등록 2025/09/08 17:30:00 최종수정 2025/09/08 17:33:22

2018년 살해 직후 한국 도피했다 2022년 시신 발견 후 뉴질랜드로 송환돼

혐의 인정 질문에 대답없이 고개 가로저어 부인…아이들 사인 명확하지 않아

재판장, 배심원들에게 사건 당시 그녀의 정신건강 상태 검토 요청할 듯

[오클랜드(뉴질랜드)=AP/뉴시스]어린 두 자녀를 살해해 여행가방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뉴질랜드 시민권자 한국 여성이 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08.

[웰링턴(뉴질랜드)=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두 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수년 간 여행가방에 넣어둔 혐의로 기소된 한인 여성에 대한 재판이 8일 뉴질랜드에서 열렸다.

이 여성은 2018년 6월 조민우(6)와 조유나(8)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녀는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송환됐는데,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두 아이의 유해는 2022년 8월 오클랜드의 한 버려진 창고의 짐 속에서 발견됐다. 뉴질랜드 시민권자인 그녀는 아이들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직후인 2018년 한국으로 돌아가 이름을 바꿨다.

그녀에 대한 재판은 약 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이날 배심원들을 선정했다. 검찰은 9일 배심원들에게 사건의 개요를 밝힐 예정이라며 40명의 증인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언론은 그녀가 스스로 자신을 변호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필요한 경우 2명의 변호사가 대기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첫날 심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숨진 두 아이들의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뉴질랜드 라디오는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여성에게 처방된 처방전 수면제에 의해 살해되고 법의학 수사관들이 아이들의 몸에서 수면제를 발견했을 수 있지만, 다른 사망 원인도 배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녀의 남편은 건강 악화로 2017년 사망했다. 한편 제프리 베닝 재판장은 8일 배심원들에게 살해 당시 그녀의 정신이 건강한 상태였는지를 고려할 것을 요청할 것같다고 뉴질랜드 스터프 통신은 보도했다.

40대인 이하경은 2022년 9월 한국에서 체포돼 2달 뒤 뉴질랜드로 송환됐다. 한국 법무부는 이 사건에 대해 뉴질랜드에 '중요한 증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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