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미국발 관세 충격에 이어 완성차 노조가 잇따라 부분 파업에 돌입하며 국내 완성차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출길이 좁아진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실제 파업에 나서는 것은 7년 만이다.

사측은 전날 교섭에서 ▲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400%+14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및 주식 30주 지급 ▲일부 수당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이 담긴 2차 제시안을 내놨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파업을 확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부터 모든 연장, 잔업 및 특근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3일과 4일에는 각각 오전·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파업에 나선다. 5일에는 파업 시간을 4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 노조도 지난 1일부터 하루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파업은 이날까지 예정돼 있지만, 노사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의 자산 매각 추진에 반대하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재점화된 '한국 철수설'까지 겹치며 노사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기아 노조 역시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만 현대차 파업 상황을 주시하며 협상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는 노사가 합의점을 찾으며 무분규로 올해 임단협을 타결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관세 인상 여파가 여전히 부담이다.

지난달 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 적용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실제 발효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기존 25% 관세가 유지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추가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연쇄적인 파업 도미노와 관세 변수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국내 생산 감소와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와 노조 파업으로 하반기 물량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노사가 입장차를 줄이고 조속히 합의점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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