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9.8조 늘어
요구불예금도 4.5조↑…총수신 33조 증가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예금금리 하락 기조에도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지난달 10조원 가량 늘어났다. 트럼프 관세정책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54조7319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8719억원 늘었다. 지난 7월 정기예금 잔액이 12조9257억원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0조원 안팎의 자금이 몰렸다. 국내 코스피 지수 상승 등과 맞물려 증시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돌아온 것이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도 지난달 4조5169억원 늘었다. 전월 17조4892억원 빠져나갔다가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은행 예·적금 등이 늘어나면서 5대 은행의 총수신은 지난달 33조7343억원 불어났다. 올들어 가장 큰 증가폭이다.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주식시장의 경계감은 커지고 있다. 이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은행 예금 등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은 가운데, 유럽 주요국의 재정 악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커지는 분위기다.
금리가 더 내려가기 전 자금을 묶어두려는 막차 수요도 작용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주요 예금상품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0%로 올초 3.08%에서 0.58%p 떨어졌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영향 등으로 은행의 예금금리는 더 내려갈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10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금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 은행 자금이 또 다른 투자처를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달 1일부터 예금자 보호한도가 24년 만에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은행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 움직임에 따라 은행 예금 잔액도 영향을 받는다"며 "아직까진 예금보호한도 상향에 따른 자금 이탈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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