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카리브해 섬 앵궐라 정부는 2024년 도메인 판매로 3900만 달러(약 543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총수입의 약 23%에 해당한다.
1980년대 인터넷이 초기 단계였을 당시 각국은 고유한 웹사이트 주소를 배정받았다. 한국은 ‘.kr’, 미국은 ‘.us’, 영국은 ‘.uk’처럼 국가를 상징하는 도메인이 부여됐고, 영국령 카리브해의 작은 섬 앵궐라는 '.ai'라는 주소를 배정받았다.
당시에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AI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기업과 개인이 '.ai'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앵궐라에 등록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도메인 등록 현황을 추적하는 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ai' 웹사이트 수는 지난 5년 동안 10배 이상 늘었고 최근 1년 사이에만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하는 수익을 관리하기 위해 앵궐라는 지난해 10월 미국 도메인 등록 전문 기업 '아이덴티티 디지털'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앵궐라 정부가 판매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아이엔티티 디지털이 약 10%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등록 비용은 약 150~200달러에서 시작하며, 갱신도 2년에 한 번 비슷한 금액으로 부과된다.
수요가 높은 도메인은 경매로 거래되며 수십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한다.
실제 최근 몇 주간 경매에서는 cloud.ai가 약 60만 달러, 이달 초 law.ai는 35만 달러에 거래되는 등 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테크 기업가 다메시 샤는 'you.ai'를 약 70만 달러(약 9억7000만원)에 구입하며 현재까지 가장 비싼 거래 기록을 세웠다.
국가 도메인 코드로 뜻밖의 횡재를 얻게 된 곳은 앵귈라가 처음은 아니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국가 도메인 ‘.tv’를 캐나다 기업에 5000만 달러에 팔아 그 자금으로 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장학금을 만들어 유엔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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