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31일 케이스포돔서 새 월드투어 '싱크 : 액시스 라인' 출발
미니 6집 '리치맨' 등 선공개…라이브 밴드 사운드 로킹한 무대
2020년 팬데믹 가운데 메타버스 열풍 속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가는 콘셉트을 내세웠던 이 팀은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앞서 가상 걸그룹의 매력도 보여줬다.
이 팀은 그런데 급작스럽게 K-팝계에 찾아온 '이지 리스닝' 열풍 속에서 오히려 고유성을 더 분명히 하며 멀티버스로 나아갔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K팝 개척사' SM엔터테인먼트 경전의 구약(舊約) 시작이 그룹 'H.O.T.'라면, SM 신약(新約)의 출발은 바로 에스파. K팝 내에서 독자적인 장르를 가리키는 SM의 뮤직 퍼포먼스, 즉 'SMP'(SM Music Performance)의 효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SM의 언약 그 자체다.
무엇보다 에스파에게 '초신성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선공개곡 '슈퍼노바' 등이 실린 정규 1집 '아마겟돈(Armageddon)'에 집약된 SMP를 통해 세계관을 우주로 확장하며 신개지를 마련했다.
에스파가 그만큼 화려하고 극적이라? 그런 이유도 있지만 에스파의 음악은 팬덤 '마이'를 끌어들이는데 본령이 있기 때문이다.
카리나의 힙합 댄스곡 '굿 스터프(GOOD STUFF)', 닝닝의 나른한 R&B '케첩 앤드 레모네이드(Ketchup And Lemonade)', 지젤의 트로피칼 댄스곡 '토네이도(Tornado)', 윈터의 팝 록 '블루(BLUE)' 등 네 멤버가 작사 혹은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 곡들은 멤버들이 점차 음악에 눈떠 이전과는 다른 K-팝 아티스트가 돼 가는 표상을 보여주며 팬들과 연대의 장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공개한 미니 6집 '리치 맨(Rich Man)'(9월5일 발매 예정) 타이틀 곡 '리치 맨(Rich Man)'은 어떤가. 일렉 사운드의 거칠면서도 청량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노래인데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 자기연민이 아닌 자기애를 담고도 로킹하다. 라이브 밴드의 물리적인 연주 질감과 만났을 때 발산하는 에스파 멤버들의 에너지는, 밴드 사운드의 인기와 유행에 점령당하기보다 더 순수한 K-팝적인 열망의 고유성을 보여준다.
에스파의 좌표는 이처럼 특별하다. 이들의 행보를 X축(가로), Y축(세로), Z축(깊이), 즉 3차원의 데카르트 좌표계에 놓아보자. X축은 에스파의 콘셉트, Y축은 이를 상승시키는 멤버들, Z축은 이들에게 깊이를 더하는 마이다. 이 세가지가 균형을 이루는 한, 현 K-팝 좌표계의 중심축은 언제나 에스파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 연속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번 콘서트엔 총 3만명이 운집했다. 에스파는 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총 15회 전 지역 1만 석 이상 아레나 규모 월드 투어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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