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금통위 '동결'에 시장 반응은…"다소 매파적"

기사등록 2025/08/28 18:34:01 최종수정 2025/08/28 20:14:24

인하 선반영 되돌림에 채권시장 '약세'

내년 하반기 성장 반등 시각에 다소 매파적 평가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8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8.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은 결국 기준금리에 손대지 못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저성장 우려에도 집값 상승 기대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하 '숨 고르기'를 선택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됐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계가 크고 내년 하반기 성장 반등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다소 매파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채권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2.50%로 유지했다. 2회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2.0%포인트로 유지됐다.

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리 인하 발목을 잡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선호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추가 상승 기대도 유의할 필요가 있었다"고 동결 이유를 언급했다.

실제 8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라 상승 폭이 줄었지만 선호 단지 가격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은 정부의 6·27 대책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기조에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성환 위원의 인하 소수 의견과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도 추가 인하 시기가 머지 않았다고 읽힌다.

하지만 내년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왔다. 서울 집값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는 점과 내년 하반기 성장률 반등 언급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약하며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0.9%로, 내년은 1.6%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잠재성장률에 가깝게 올라갈 것"이라며 성장 반등 요인으로 정부의 재정 확장을 꼽았다.

이 총재는 또 간담회에서 "반도체 수출이 생각보다 잘될 경우와 새 예산안이나 재정 지출이 클 경우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한은의 성장률 전망에는 정부의 예산안이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이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대책 관련 정부와 공조, 내년 성장률 상저하고 시사가 전반적으로 시장 우려보다 더욱 매파적"이라고 해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서울 부동산 가격 안정 발언이 많아 2.0%까지 인하 기대 확산이 제약됐다"면서 "10월 인하 후 내년 추가 인하는 쉽지 않다"고 봤다.

금통위를 소화하며 채권시장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4bp 오른 2.416%에 마감했다. 5년물은 0.7bp 올랐고, 10년물은 1.0bp 내렸다.

환율은 하락했다. 원·달러는 전일 오후장 대비 1.8월 떨어진 1394.5원에 장에 나서 결국 8.7원 내린 1387.6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엇갈렸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29% 오른 3196.32에 거래됐다. 코스닥은 0.41% 하락한 798.43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3882억원과 227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중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 인하가 선반영된 데 따른 되돌림 현상과, 내년 하반기 성장률 반등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서는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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