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동일 임시주총 D-1…소액주주 승기 잡았나

기사등록 2025/08/28 10:15:05

상임감사 선임 놓고 사측·소액주주 표 대결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 DI동일의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액주주 측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앞서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회사 측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이번에도 소액주주 측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I동일은 오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빌딩 2층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주총에선 사측 제안으로 올라온 상임감사 이길호 선임의 건과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상임감사 장준호 선임의 건을 놓고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두 안건에 대해 일괄 표결 이후 다득표 순으로 감사를 선임하게 된다.
 
관전포인트는 소액주주 측이 다시 한번 이사회 입성에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DI동일 주주연대는 사외이사 2인과 상근감사 1인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을 올렸고 표결 결과 소액주주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1인과 감사가 선임된 바 있다.

다만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감사인 김종태씨가 임기 두 달 만에 자진 사임하면서 현재 감사직은 공석인 상태다. 김 감사는 소액주주들이 의구심을 표했던 지급 수수료 관련 내역을 회사에 요청했지만, 회사로부터 관련 내용을 받지 못하는 등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액주주 측은 소액주주연대 대표로 활동해 온 장준호씨를 감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회사의 감사 체계가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분위기로는 소액주주 측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이번 임시주총에 의결권을 위임한 소액주주는 8.68%로 앞서 치러진 정기주총 의결권 위임 지분율인 7.43%를 웃돌고 있다.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변이 없는 한 정기주총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셈이다.

소액주주 측은 비정상적인 주총 진행 등 불필요한 잡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소액주주 측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주총과 관련해 검사인 선임을 청구했고 지난 26일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소액주주 측은 "회사의 부실한 기존 감사 체계를 개선하고, 자금대여 문제, 지급 수수료 관련 문제 등 그동안 회사에 제기돼 온 각종 문제를 꼼꼼히 살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마비된 회사의 감사 기능을 회복시키고 이를 통한 회사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길호 후보자는 법령 상 감사의 결격 사유가 없고, 회사와 중요한 지분·거래 관계가 없어 독립성이 인정되며, 주주제안 후보자와 비교해 회계, 재무 및 대규모 상장회사 감사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고, 중도 사임 등의 우려도 없어 회사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면서 "특히 기존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감사의 중도 사임으로 인한 감사 업무 단절 등을 고려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회사 감사 기능을 전체 주주 이익을 위해서 충실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DI동일은 지난해부터 소액주주연대와 갈등을 빚어왔다. DI동일이 지난 2020년부터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에 수차례에 걸쳐 자금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신용공여금지 원칙 위배 등 감사 역할의 정당성이 의심 받았다. 실제 DI동일은 금융위로부터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주주 측 지분에 막혀 소액주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소액주주들의 요청으로 임시 주총이 열렸지만 감사 해임 관련 주주제안 안건은 부결됐다. 이후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는 소액주주 측이 예상을 뒤엎고 사측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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