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도 패가망신"…과징금 2.5배까지 늘어난다

기사등록 2025/08/27 16:21:04 최종수정 2025/08/27 17:12:25

고의 분식, 횡령·배임 수준의 과징금 부과

"前 경영진도 못빠져나가"…사각지대 없앤다

내년 상반기 시행 목표…법·시행령 개정 속도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당국이 고의 회계분식에 대한 대대적인 과징금 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회계 부정에 따른 금전적 유인을 없애기 위해 과징금 기준을 대폭 상향하고 실질적으로 회계 분식에 가담한 전(前) 경영진이나 계열사 임직원 등이 꼼수로 과징금을 피해가지 못하도록 법적 사각지대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7일 제15차 정례회의를 열고 '회계부정 제재 강화 방안'을 상정·논의했다.

이번 방안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계부정은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대표적 중대 범죄다. 특히 고의적 분식회계는 횡령·배임,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사기적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 행위와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경우가 많다.

부임 후 첫 증선위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증선위원장은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재무제표 허위공시 등 회계부정 범죄는 경제적 유인을 박탈하는 수준까지 과징금을 부과해 엄정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과징금 부과 등 경제적 제재를 중심으로 분식회계 유인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 외부감사법상 과징금 증액을 추진한다.

우선 감사 자료 위·변조, 은폐·조작 등 고의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횡령·배임, 불공정거래 연관 사건과 동일한 최고 수준으로 과징금 금액을 상향한다. 구체적으로는 제재 양정시 40% 비중을 차지하는 '위반 내용'에 대한 중요도 점수를 현재 '중(2점)'에서 '상(3점)'으로 상향해 적용한다. 이 경우 전체 중요도 점수가 올라가 부과기준율이 상향됭메 따라 부과액이 늘어나게 된다.


장기 지속된 회계 부정에는 과징금을 가중 부과한다. 신외부감사법을 통해 과징금 제재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과도한 과징금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위반 금액이 가장 큰 연도의 과징금만 부과하도록 기준을 운영해왔다. 이에 위반 기간이 길어져도 과징금이 늘어나지 않아 회계 부정을 장기간 방치하고 투자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고의·중과실 회계위반 중 약 50%는 2개년 이상 지속됐다.

개선안에 따르면 위반 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고의 회계분식에 대해 1년 초과당 과징금을 30%씩 가중한다. 위반 동기가 '중과실'인 경우에는 차등 적용해 위반 기간이 2년을 초과할 때 1년당 20%씩 가중한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행법상 합리적 과징금 부과가 어려웠던 사각지대도 보완한다.

과거 코넥스 A사의 재무담당 임원은 고의로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작성한 혐의가 있었지만, 계열사인 B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A사에선 별도 급여를 전혀 받지 않고 있어서 과징금 조치를 피해갔다.

현행법상 회사 관계자에 대한 과징금은 회사로부터 받은 금전적 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회장·부회장 급 임원이나 실제 회사 소유자, 계열사 임원 등이 사실상 분식회계의 주도자라해도 회사로부터 직접 보수를 받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직접 보수가 없더라도 ▲사적 유용금액 ▲횡령·배임액 등 분식회계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있는 경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계열회사로부터 보수·배당 등을 받은 경우에도 해당 금액을 경제적 이익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회계 부정에 가담했지만 과징금 산정이 곤란하거나 금전적 보상이 현저히 적은 경우에는 '최저 기준 금액'을 신설해 적용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 평균 연봉 7200만원 및 최근 3년 간 과징금 부과자 평균 연봉 2억6000만원 등을 고려해 경제적 이익의 최저 기준 금액을 1억원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주식 불공정거래의 경우 부당이득 산정이 곤란할 때 3000만~5000만원 최저 기준 금액을 적용하고 있다.

회계 부정에 직접 책임이 있는 과거 경영진이 법망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감경 사유 관련 제도도 손질할 예정이다. 현재 과징금 산정시 사후 수습 노력이 감경 사유로 적용되고 있는데, 현재 경영진의 노력에 따른 제재 감경 효과가 회계부정에 직접 책임이 있는 과거 경영진에까지 적용돼 제재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코스닥 상장사 B사는 회계 부정 발생 이후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모두 교체됐음에도 새 경영진이 회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유로 사후 수습 노력과 관계가 없는 전 대표이사의 과징금이 함께 감경됐다.

이에 회사 관계자별로 관여 정도가 다른 만큼 책임에 비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한다. 재무제표 정정 공시(20~30% 감경)나 피해 보상(50% 감경) 등 사후 수습 노력에 따른 과징금 감경 사유는 전 경영진에게 적용되지 않도록 배제하고, 고의 분식에 가담한 회사 관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 한도는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의 현행 10%에서 20%로 2배 상향한다.

이 같은 제도 개선 사항들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결과, 과거 3년 간 조치 사례 기준으로 회사 과징금은 약 1.5배, 개인 과징금은 약 2.5배로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회계 감시 강화를 위해 제재 방식 개선에 나선다. 회사의 내부감사부터 감사인의 외부감사, 금융당국의 심사·감리 각 단계가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우선 회사 내부감시기구나 외부감사인을 방해하는 행위, 당국의 재무제표 심리·감리 방해 발생시에는 고의 분식회계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력 제재할 계획이다.

또 단순 '과실' 조치됐던 재무제표 위반도 비슷한 오류가 반복 발생할 경우 실효성 있는 제재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내부감사기구의 회계 감시 노력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회계부정을 신속히 조사·정정한 경우엔 회사 과징금을 감면, 최대 면제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신속히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 과징금 부과 한도 상향 등 법 개정 사항은 연내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 등 법개정 없이 추진 가능한 사항은 연내 입법예고 등 관련 절차를 실시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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