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전쟁·독재 지나 계엄의 늪 건넌 '한국 만화 트리비아'

기사등록 2025/08/28 08:00:00
[서울=뉴시스] 한국 만화 트리비아 (사진=생각비행 제공)2 025.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만화는 전쟁을 만나면 이데올로기 선전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1945년 해방기 만화는 헤게모니 쟁탈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활용된 도구였다.

1950년 한국전쟁 시기 만화가들은 이데올로기 선전에 동원되기 일쑤였다. 삐라와 같은 선전용 유인물에 쓰인 만화는 상대편 체제를 비난하며 '우리 편으로 넘어오라'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대한민국 국방부 정훈국은 군 미술대와 종군화가단을 운영했다. 전쟁 시기 '만화승리'라는 이름의 만화 신문을 발행해 전후방에 배포했다. 북한도 시사만화 잡지 '화살'을 발행해 선전전에 활용했다.

다른 한편으로 만화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도 했다. 베끼기로 출발한 노점의 만화는 창작 이야기 만화로 진화했을 뿐 아니라 문방구 만화와 만화방 만화 영업의 원형이 된다. 1960년대 후 만화방 중심의 만화 유통 시작점이 부산 피난지 만화였다는 사실은 전쟁이 남긴 뼈아픈 현실이다.

만화 칼럼가 서찬휘는 1945년 해방기부터 2025년까지 한국전쟁을 겪고 독재를 지나 계엄의 늪을 건넌 만화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작가는 책 '한국 만화 트리비아'(생각비행)에 한국 만화의 여러 시기와 사건을 통사적 서술보다는 미시적으로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한 각기 떨어진 사건들을 묶어냈다.

작가는 해방공간의 프로파간다 만화, 전방의 삐라 만화, 만화 시장을 박살 낸 청소년보호법 사태, 일본에서 만화화한 한국 TV 드라마, 50년을 이어온 만화가 친목 낚시 모임 심수회, 고우영 1주기에 펼쳐진 막내아들의 헌정 뮤지컬, '윤석열차', 이준석의 AI 생성 만화 홍보물까지 만화 역사 속 뒷이야기들을 담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