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기대감…바이오, 상반기 부진 탈피할까
하반기 기술수출·글로벌 학회 모멘텀 잇따라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연초 대비 코스피 지수는 33.77% 상승했지만 제약 업종은 2.24% 상승하는데 그쳤다. 코스닥 제약 업종은 19.19% 올라 코스닥 지수(17.67%)를 소폭 웃돌았으나, 전체 증시와 비교하면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와 약가 인하(MFN) 정책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부담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사들은 2분기 호실적에도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렀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이달 말부터 개별 바이오텍의 긍정적인 성과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8~9월에는 바이오텍 위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변수도 주목된다. 최근 미국 상원에 발의된 내년 국방수권법안에는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유리한 생물보안 관련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중국 CDMO 규제 법안 기대감으로 제약주가 강세를 보였던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투자심리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알테오젠, 펩트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디앤디파마텍 등을 연내 기술수출(L/O) 기대주로 꼽으며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하반기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 기반 파킨슨 치료제(ABL301) 임상 1상 결과가 처음 발표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1상에서 플랫폼의 안전성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며, 후속 기술 이전이 성사될 경우 대규모 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8.56% 강세 마감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달 미국에서 개발 중인 대사성지방간염(MASH) 치료제 'DD01'의 임상 2상 환자 대상 24주차 투약을 완료했다. DD01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하는 장기 지속형 이중 작용제로,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학회 일정도 바이오 투자 모멘텀을 강화할 전망이다. 세계폐암학회(WCLC), 유럽당뇨학회(EASD), 유럽종양학회(ESMO), 약물전달체 파트너십 행사(PODD) 등 굵직한 학회들이 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연구 성과가 공개된다.
한미약품은 다음달 중순 EASD에 참가해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 경구용 비만치료제(HM101460) 등 총 6건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한 연구원은 "국내 대형 바이오텍들이 글로벌 신약 트렌드인 대사질환, 항암,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추가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뉴스 흐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관세 등 미국 헬스케어 정책은 9~10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매크로 환경 속에서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다시 투자처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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