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HPC 비중 20% 돌파…"5년 내, 모바일 역전"

기사등록 2025/08/21 08:30:28 최종수정 2025/08/21 14:27:37

모바일에서 HPC로…파운드리 사업 구조 고도화

5년 내 HPC 40% 등 非모바일 매출 비중 73% 전망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HPC(고성능 컴퓨팅) 분야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 20%를 넘어섰다.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한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사업소개 자료를 통해 올해 현재 HPC 매출 비중이 2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가 HPC 매출 비중이 20%를 넘겼다고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23년 19% 대비 4%포인트 증가했다.

HPC는 AI 가속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인공지능) 서버와 같은 고성능 시스템을 말한다. 이런 고사양 시스템에 들어가는 부품인 만큼 HPC용 칩의 단가와 수익성은 모바일칩을 크게 앞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HPC 비중 20% 돌파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수익 구조 전환이 본격화 됐음을 보여준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응용처는 모바일(48%)이다. 이는 대만 TSMC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 매출 구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TSMC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HPC가 60%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모바일은 27% 수준이다.

TSMC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과 실적을 올리는 것은 엔비디아 같은 HPC 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PC 분야 매출 확대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정상화가 달린 상황이다.

◆"향후 5년내 HPC 매출비중, 40%로 높인다"
삼성전자는 HPC 매출 비중을 오는 2029년까지 향후 5년 내 40%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생성형 AI에 이어 앞으로는 각국 정부 주도의 소버린(주권) AI, 저전력 고효율 AI 등으로 AI 시장이 다변화한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 물리적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대응이 필요하다.

파운드리 시장은 비(非) 메모리 고객 확보 경쟁전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대만 TSMC 출신 인사인 마가렛 한 전 NXP반도체 글로벌 구매·조달 부문 부사장을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TSMC에서 2021년까지 21년간 근무하며 영업, 마케팅, 사업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특히 TSMC 북미 비즈니스와 고객 대응을 이끈 파운드리 전문가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 2025.0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업 체질 개선…수익 구조 고도화 전략
삼성전자가 내년 말 완공 예정인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 신규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인 'AI6'을 생산하기로 한 것도 이런 사업 재편 노력의 일환이다. 

이 사업 계약 규모는 22조7648억원(165억달러)으로, 단일 계약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역대 최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 파운드리 사업의 비(費) 모바일 매출은 오는 2029년 73%까지 확대된다. 모바일 중심이었던 매출 구조에 극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삼성 파운드리가 모바일 비중을 줄이고, HPC 등 고부가 사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한다면 성장세는 더 가파를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산업은  AI 수요의 지속적 강세에 힘입어 앞으로 3년간(2026~2028년) 13~15%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쳐에 따르면 클라우드 고성능 컴퓨팅 시장은 2022년 55억달러 규모였으며, 2030년까지 161억 9338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만 16.68%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이후 올해까지 1.3배 매출 성장을 거뒀다. 하지만 체질 개선에 따라 향후 성장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향후 5년간(2025~2029년) 연평균 25%씩, 2017년 대비 3.1배 이상 사업이 확장될 것이라는 삼성전자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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