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일환 김세현 리사이틀
모차르트·포레·쇼팽·리스트 연주…앙코르곡 3곡
김세현은 올해 초 프랑스 롱 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지난 8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첫 리사이틀을 열었다. 이번 독주회는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앞서 지난 6월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롱 티보 콩쿠르에 나가게 된 계기 중 하나로 '파리의 매력'을 꼽았던 그는 프랑스 출신의 가브리엘 포레 뱃노래 제1번 A단조, 포레 즉흥곡 제2번 F단조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포레의 두 곡 뿐 아니라 모차르트와 쇼팽, 리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했다.
김세현은 본인 만의 해석으로 우아하면서도 조금 더 유쾌한 연주를 들려줬다. 연주에 몰입하다가 장난기 있는 표정과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포레의 뱃노래 제1번 연주는 아름답고 몽환적이었다. 1882년 생상스의 연주로 초연이 이뤄진 뱃노래 제1번 A단조(작품번호 26번)은 뱃노래의 리듬을 채택, 오른손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세현이 자리에 앉아 손수건으로 손을 닦고 숨을 고른 후 건반을 누르자 잔잔하고 서정적인 느낌의 선율이 귀에 꽂혔다. 건반 위에서 그는 아이처럼 행복한 표정으로 맑고 깨끗한 연주를 들려줬다.
1881년부터 1909년까지 만들어진 포레의 피아노를 위한 즉흥곡은 모두 5곡이다. 화려하고 깔끔한 타란텔라풍의 즉흥곡 제2번은 1885년 1월 생상스에 의해 초연됐다.
김세현은 4개의 마주르카(작품번호 33번), 스케르초 제3번 C단조(작품번호 39번) 등 쇼팽 곡도 선보였다.
스케르초 제3번은 쇼팽이 1838년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의 마요르카 섬에 있는 버려진 발데모사 수도원에서 작곡을 시작해 1839년 말 프랑스로 돌아와 완성한 곡이다. 곡 중간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분위기로 베토벤 곡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세현은 구슬프고 농도 짙은 음색과 선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곡은 단일 악장으로 구성된 낭만주의 시대의 걸작으로, 1853년에 완성돼 1854년에 발표됐으며 로베르트 슈만에게 헌정됐다.
김세현이 포레 곡에서는 자유롭고 낭만적인 연주를 들려줬다면, 리스트 곡에서는 웅장하면서도 격정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먹구름이 몰려오자 여기서 빠져나오려는 듯한 연주를 하다가도, 매끄럽고 고요한 쇼팽의 선율이 느껴지는 연주가 이어졌다.
김세현은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롱 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5월 유럽 전승 기념일 80주년 평화음악회에 피아니스트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파리 개선문에서 쇼팽의 곡을 선보였다. 지난 달엔 파리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에서 프랑스 혁명기념일 기념 독주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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