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다 어디 갔냐" 鄭 호통…광주·전남의원들 화들짝

기사등록 2025/08/08 16:14:10 최종수정 2025/08/10 19:44:56

정청래 대표 첫 현장최고위서 불참한 지역구 의원들 공개 질타

'호남 껴안기' 속 "텃밭 원팀 촉구한 메시지 겸 회초리" 해석도

불참 의원들 SNS에 "해외 출장" "TV 출연" "통보 못받아" 해명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일 오전 전남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45차 전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08.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당대회 이후 첫 현장최고위인데 광주·전남 소속 의원들 다 어디 갔느냐."

8일 전남 무안군 상향읍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8·2 전당대회 후 첫 현장최고위 회의에 앞서 주변을 쓱 둘러보던 정청래 대표가 회의 시작과 함께 던진 말이다. 이례적인 질타성 발언에 회의장엔 순간 긴장감이 돌았고 광주시당·전남도당위원장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졌다.

정 대표의 '뼈 있는 돌직구'는 이어졌다. "오늘 최고위는 광주·전남 합동 회의다. 안오신 분들은 왜 안오셨는지 사무총장이 사유를 조사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쐐기도 박았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방문은 광주 5·18묘지 참배와 현장최고위 등 크게 2가지로 압축됐고 광주·전남 의원 18명 중 두 행사 모두 참석한 의원은 양부남 시당위원장과 주철현 도당위원장, 서삼석 호남특위 초대위원장 겸 최고위원, 신신정훈·문금주·김문수·권향엽 의원 등 모두 7명이다.

광주 민형배·박균택·정준호 의원은 5·18 참배, 전남 박지원 의원은 최고위 회의에만 각각 참석했다. 현장최고위만 놓고 보면 광주 의원 8명 중 단 1명만 참석했고 5·18 참배에는 전남 10명 중 4명이나 불참했다.

불참한 의원들은 당대표 불호령에 화들짝 놀라 부랴부랴 페이스북 등에 해명 글과 인증샷을 올렸다.

4선 이개호 의원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한·일의원연맹과 민단 나가사키본부 주관으로 80년만에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나가사키 원폭 한국인 희생자 위령제' 참석차 일본에 머물고 있다고 알렸다.

김원이 의원은 "글로벌 비영리단체 초청으로 영국과 덴마크 선진 해상풍력 벤치마킹 중이다. 전남에서 최고위가 열린다는 사실을 출국일 오후에야 알게 돼 조율하기 어려웠다"며 시찰 개요와 일정표까지 공개했다.

정진욱 의원은 "대선, 총선, 당 대표까지 이재명 후보 수행 대변인 3차례에 계엄, 탄핵까지 4년1개월간 맘 놓고 쉰 적이 없어 큰 맘먹고 아내와 독일여행 중"이라며 "호남 최고위 개최 소식은 독일에서 들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불참 의원들도 건강검진, TV출연 등을 이유로 두 행사 모두 참석할 수 없었다고 소명했다. 일부 의원들은 "최고위 참석과 관련, 어떠한 통보나 안내를 받은 적 없다.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현직 군기잡기'로 보는 시각과 함께 당대표 선거후 강조해온 화합과 탕평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정치적 메시지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심장부이자 당정이 각별히 챙기고 있는 호남에서부터 진영 갈등이나 속칭 '갈리치기'가 아닌 '용광로 행보'를 보여주자는 취지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에선 18명의 지역구 의원 중 광주 2명, 전남 3∼4명만 정청래 지지 성향으로 분류됐을 뿐 나머지는 '당·정·대 원팀'을 강조한 박찬대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대표는 이날 회의 도중 전남 일부 의원들의 발언을 독려하며 "지난번 이해식, 유동수 의원처럼 (당대표로 누굴) 지지했냐, 안했냐, 이런 얘기 하지 마시고 다 아니까"라며 지역 건의사항만 소신껏 밝혀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5·18 참배, 첫 현장최고위, 호남특위 출범과 위원장 인선까지 당 지도부의 호남 껴안기에선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불참 호통도 진영 논리 같은 건 접어 두고 광주·전남 의원들이 똘똘 뭉쳤으면 하는 바람이자 일종의 회초리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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