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31일 오전 올해 2분기 확정 실적을 공개하고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개최한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조원, 4조6000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09%, 영업이익은 55.94%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당초 증권사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인 6조1833억원 대비 1조5000억원가량 적었다. 시장에서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이날 사업부별 세부 성적표를 공개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DS부문의 부진이 전체 실적까지 끌어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최근 미국의 AMD와 브로드컴에 최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공급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시장을 장악 중인 엔비디아의 공급망에는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HBM 판매 규모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도 메모리 사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충당금은 창고에 쌓인 제품과 원료 등 재고의 가치가 앞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미리 손실 비용을 계산해 두는 것이다. 2분기에만 1조원의 충당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주 요인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가 꼽힌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사업부는 2분기에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그 동안 대규모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R&D)를 진행해왔지만, 낮은 수율(양품비율)과 고객 확보 부진 등으로 매 분기 큰 적자를 내오고 있다.

2분기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가전과 TV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의 경우 철강 사용 비중이 높은데 지난달부터 최대 50%의 철강 파생 관세가 붙어 수익성이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 신제품 효과 감소로 계절적 비수기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HBM3E의 엔비디아 공급, 파운드리 추가 고객 확보 등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삼성의 반도체 실적은 바닥을 찍었을 것"이라며 "삼성이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반도체 전략 및 목표 등을 공개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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