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우유 집유량 약 100t 줄어들어
"올해 원유 생산량 더 큰 폭으로 감소"
"수요 감소로 '우유 대란' 가능성은 적어"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최근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역대급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유업계는 더위와 습기가 절정에 달하는 다음달 우유, 생크림 등 주요 유제품의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들어 우유 소비량이 크게 감소한 탓에 공급량이 줄어도 실제로는 큰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일평균 집유량이 평소(약 1900t) 대비 약 100t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극심한 무더위와 습기로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원유를 적게 생산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국내에서 젖소로 많이 사육하는 홀스타인 종의 경우 27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원유 생산량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원유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일찍 찾아오면서 원유 생산량이 평소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유업계의 설명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젖소도 생물이기 때문에 덥고 습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원유 생산량이 줄어든다"며 "32도 이상 기온이 지속될 경우 생산량이 많게는 20% 가량 감소하는데, 올해는 유독 더운 날씨가 길게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평소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생산량 감소로 생크림 등 소비기한이 짧은 제품의 경우 이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현재 전체 생크림 수요의 70% 정도만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우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공급량 감소가 업계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가공협회 등 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우유 제조사의 분유 재고량은 지난달 말 기준 1만3001t으로 지난해 6월(7135t) 대비 82% 늘었다.
보통 우유 소비가 줄어들 경우 분유 재고량이 늘어난다. 신선식품인 우유가 판매되지 않을 경우 남은 원유를 유통기한이 긴 전·탈지 분유로 만들어 보관하기 때문이다.
실제 낙농진흥회 및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내 우유 소비량은 30.1㎏으로, 2020년 31.8㎏에 비해 5.3%, 2014년 32.5㎏에 비해선 7.4% 감소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체적인 우유 소비량이 감소한 상황이라 올해 우유 공급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도 소비자나 유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량 감소보다 우유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미국·유럽산 우유에 무관세 제도가 시행될 경우 국내 유업체들의 분유 재고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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