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허가 번식장서 반려견 300여 마리 구조…악취·오물에 방치

기사등록 2025/07/26 14:04:54
[인천=뉴시스] 24일 인천 강화군의 한 번식장에서 털이 거의 벗겨진 반려견이 구조되고 있다. (사진=루시의 친구들 제공) 2025.07.26.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강화군의 한 허가 반려동물 번식장에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반려견 300여 마리가 구조됐다.

동물보호단체 '루시의 친구들'은 지난 24일 강화군 내 한 번식장에서 대규모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번식장은 인천시에 등록된 합법 업체였으나 내부는 바닥 전체가 분변으로 뒤덮이고 구더기가 들끓는 등 법적 기준을 크게 벗어난 상태였다.

구조 당시 개들은 털에 오물이 엉켜 있었고, 일부는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뜬장 안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마실 물은 없고, 불법으로 수거된 축산폐기물을 먹고 있었다. 일부는 탈수 증세로 현장 수의사로부터 응급 처치를 받았다. 다리에 수술용 봉합사가 감겨 절단 위기에 처한 개들도 다수 발견됐다.

번식업자는 "동물은 이렇게 키우는 것"이라며 구조 요청에도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개체는 현장에서 즉시 구조되지 못하고 강화군의 일시 격리 대상이 됐다.

동물단체는 인천시 조례를 근거로 보호를 요청해 미용 실습견 12마리를 포함해 총 300여 마리를 구조했다. 임신견과 새끼를 포함하면 구조 마릿수는 350마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번식장은 타인 명의를 빌려 운영된 정황도 드러났으며, 단체는 번식장 허가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구조된 동물들은 피부병, 시력 이상, 치아 질환, 슬개골 탈구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안고 있으며, 건강검진 후 입양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강화군을 포함한 인천 전역의 번식장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제3자 판매를 금지하는 ‘한국형 루시법’ 제정을 위한 입법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강화군은 인천 내 최대 번식장 밀집 지역임에도 행정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며 "경매장 중심의 유통 구조가 불법 번식과 학대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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