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수사 과정서 사법 시스템 문제 불거져"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지휘했던 박세현(50·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장이 24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검찰이 어느 때보다도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는 이 시기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지 못하고 떠나게 돼 마음이 실로 어렵고도 무겁다"고 적었다.
박 고검장은 "최근 몇년 동안 우리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실상을 직접 겪어 왔고, 비상계엄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그런 문제가 집중적으로 불거져 지켜보는 국민들을 한숨 짓게 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 변경에 대한 평가도 앞으로의 개선 논의도, 과연 그 내용이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라는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고검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제대로 작동되는 제도, 믿을 수 있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 우리 구성원들의 땀과 눈물이 어린 고민과 노력, 그동안의 생생한 경험들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고 전했다.
박 고검장은 현대고·서울대를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 국제협력단 단장, 서울중앙지검 초대 전문공보관을 지내기도 했다. 다만, 검사장 승진은 동기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2023년 9월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 뒤 서울고검장에 보임됐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사태 직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내란 혐의 수사를 주도했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됐을 때 즉시항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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