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뉴시스] 이순철 기자 = 강원 속초시가 공공물품을 훔친 고위 공무원 A씨에 대해 절도 혐의가 아닌 이해충돌방지법을 적용해 훈계 처분을 내려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추구를 금지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A씨는 속초시청 관광과장 재직 당시 공공물품을 보관하는 창고에서 물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가스레인지와 라디에이터를 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몰래 훔쳐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부하직원을 동원해 훔친 공공물품을 차량에 싣고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로 가져가게 했다.
이렇게 가져간 물품을 설치해 사용하다 제품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자 다시 부하직원을 불러 차량에 싣게 지시, 물품창고에 되돌려 놨다는 게 속초시의 감사 결과다.
A씨는 공공물품을 사용할 목적으로 몰래 훔치는 절도에 부하직원을 공범으로 동원했다. 이로 인해 이 직원은 속초시의 감사과에 여러 차례 불려가 A씨의 혐의에 대해 진술하는 고충을 겪었다.
A씨는 이번 감사에서 "공공물품이지만 폐기해야 할 물품인 관계로 가져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알았다"며 "모르고 가져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2022년 1월 속초시 감사법무담당관으로 발령받아 전임 김철수 시장의 비리인 대관람차 인허가 등을 담당했다.
이를 두고 속초시민 B(조양동·48)씨는 "공공물품을 사용할 목적으로 몰래 가져가는 도둑질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과 무슨 상관이냐"며 "속초시 감사법무담당관까지 했던 사람이 공공물품을 모르고 가져갔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강원도의 타 시군 감사 담당 관계자는 "A씨의 행위는 명백한 절도 혐의"라며 "이해충돌방지법 제13조(공공기관 물품 등의 사적 사용·수익 금지)를 적용한 것 같은데 해당 조항을 적용하기에는 물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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