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민간→국가' 입양기록물 보관 문제 없나…임시서고 가보니

기사등록 2025/07/23 17:02:18 최종수정 2025/07/23 19:56:24

아동권리보장원, 고양시 물류센터에 임시서고 마련

670평 방에 이동식 서가 빽빽…소화·보안 설비 갖춰

기록물 훼손 막기 위한 소독실·탈산장비 구비 예정

"8월부터 기록물 도착…9월 첫째 주 이관 완료 목표"

'접근성 미비' 지적엔 "본원에서 열람 가능토록 할 것"

[고양=뉴시스] 정유선기자= 입양기록물 임시서고가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프레시로지물류센터 건물. 2025. 7. 23.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뉴시스]정유선 기자 =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프레시로지물류센터 4층. 이날 한낮 기온은 30도가 넘었지만 입양기록물 임시 서고가 마련된 이 공간에선 냉기가 느껴졌다.

이는 입양기록물의 변형 및 훼손을 막기 위해 설치된 항온항습기 기능 덕분이었다. 기기가 가동되면서 서고 안은 21도~22도의 온도와 54~55%의 습도가 유지됐다.

한명애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사업본부장은 "현재 표준 기준(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정한 기록관 시설·장비 및 환경 기준)에 맞춰 항온항습이 되고 있다"며 "설비 기준에 맞춰 연말에 2대를 추가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공적 입양체계 시행에 따라 입양기록물 관리 및 입양정보공개청구 업무를 전담하게 된 아동권리보장원이 입양기록물을 일시적으로 보관할 서고 현장을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건물 4층 공간 중 서가는 670평 규모로, 내부엔 성인 키보다 큰 6단의 철제 모빌랙(이동식 서가)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앞으로 입양서류와 배냇저고리 등 관련 기록물들은 박스에 담긴 채 이 곳에 보관된다.

천장엔 보안용 CCTV와 화재 대비 스프링클러가 달려 있었다. 가스식 소화기 30대도 이달 중으로 구비될 예정이다.

화재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 기록물들이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보장원 관계자는 "보관상자와 모빌랙으로 이중 차단이 되기 때문에 기록물이 물에 젖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고양=뉴시스] 정유선기자= 입양기록물 임시서고. 2025. 7. 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가 밖 공간 한구석엔 기록물 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소독시설과 탈산(산소 제거)장비가 들어설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작성된 지 오래된 자료의 경우 부식 위험성이 있고, 여러 이유로 오염된 서류도 있다. 이러한 기록물들의 훼손을 막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이다.

보장원은 40여곳 시설을 후보로 올려 검토한 결과 법정 하중기준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프레시로지물류센터를 임시서고 장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냉동창고로 사용할 수 있게 건축됐으나 서고로 사용되는 동안 냉동 기능은 작동되지 않는다.

앞으로 입양인들이 입양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보장원이 이 서고에서 기록물을 꺼내 스캔, 사본을 웹사이트 등을 통해 제공하게 된다. 원본을 신물로 보길 원하는 경우엔 입양인이 직접 임시서고에 찾아와서 열람할 수 있다.

보장원은 올해 말까지 8개 입양기관과 일부 아동양육시설이 보유한 기록물 약 26만권을 이관·정리하고 내년부터는 나머지 아동양육시설과 지자체가 보유한 기록물도 순차적으로 가져올 계획이다.

한명애 입양사업본부장은 "현재 기록물 검수 작업과 전수 조사, 현장에서의 박스 패킹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9월 첫째 주까지 모든 이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8월부터는 실질적으로 입양기관 기록물들이 이곳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양=뉴시스] [고양=뉴시스] 정유선기자= 입양인 단체가 23일 입양기록물 임시서고가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프레시로지물류센터 건물 앞에서 입양기록 이관에 입양인들의 참여를 보장하라 요구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2025. 7. 23.  *재판매 및 DB 금지

입양인 단체에선 현재 기록물 질 관리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고 시설 접근성 또한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운영 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장원은 전문 용역업체를 선정해 이관 절차를 진행 중이며 보장원 자체적으로도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기록사도 이관 작업에 투입된다.

이관 후 관리 방안으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탈산장비, 소독실, 공기살균기 등 추가 장비를 설치해 기록물 훼손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보장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설 접근성은 편리한 편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휠체어 이용을 포함해 접근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절차를 거쳐 서울 광화문에 있는 보장원 본원에서 원본 열람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했다.

보장원은 임시서고에서 나아가 입양기록물을 영구적으로 보관할 기록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장원은 2023년 예상 후보지를 토대로 기록관 건립 타당성 연구를 했으나 이후 기록관 건립이 아닌 임시서고 임차 예산만 확보됐다. 이에 기록관 건립은 타당성 연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명애 입양사업본부장은 "현재 입양기록관 건립 타당성 연구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며 "예산 확보 후 타당성 연구와 기본계획 수립 등 절차를 거쳐 2031년 기록관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부처 및 관련 기관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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