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문화재단,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되고도 포기 논란

기사등록 2025/07/23 15:05:04

정연태 의원 “1년 준비한 예술인에 피해…이틀 전과 180도 상반”

23일 태백시의회 위원회실에서 태백시문화재단의 국비공모사업 포기검토 논란 문제로 열린 시의회 간담회 모습.(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문화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국비 공모사업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운영 사업에 선정되고도 돌연 사업 추진 포기를 검토해 지역사회와 예술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시의회 업무보고 이틀 만에 입장을 뒤집은 점에서 시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23일 태백시의회 위원회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일제히 문화재단의 사업관리 부실과 의회 무시, 나아가 시 전체의 국비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정연태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재단 사무국장을 향해 “이 사업은 이미 국비 1억원이 확정된 국가 공모사업으로, 지난 5월 선정 이후 설명회와 예술인 모집, 일부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 ‘역량 부족’을 이유로 돌연 포기를 검토한다는 것은 사업을 1년 넘게 준비해 온 지역 예술인과 단체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문화재단 이사장은 물론, 관광과장이나 경제국장에게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조직 내부의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국비 지원을 확보해 놓고 몇 달 만에 포기한다면 향후 태백시가 다른 공모사업에서도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욱 의원은 문화재단의 기획력과 사전 준비 부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수십억 국비는 진행하고, 1억짜리는 힘들다고 포기하는 식이면 결국 ‘큰 사업만, 보여주기식으로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태백시 행정 전반이 국비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조차 없이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공모할 능력이 안 되면 애초에 신청하지 말았어야 한다. 신청해놓고 중단하면 예산도 낭비되고, 타 지자체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문화재단의 전문성과 사업관리 역량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재창 시의장도 “단 2주 만에 부실하게 공모해 놓고, 또 이틀 전 의회에 ‘사업 진행 중’이라 보고한 뒤 며칠 만에 포기 검토로 돌아선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대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의 경우 중도 포기 시 패널티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재단은 정확한 파장부터 파악해야 한다”면서 “공모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는 즉각 중단 말고, 축제 일정 이후 의회와 재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실제 문화재단은 지난 5월 국비 1억원 규모의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돼, 태백중학교 리모델링 공간 ‘누리큐브’에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7월 기준 팀별 워크숍, 신규 프로그램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상시 프로그램 중 일부는 강사포기 또는 참여자 부족으로 중단된 상태다. 현재 유일하게 진행 중인 음악 수업도 8회 중 5회 진행에 그친 상황이다.

공모 선정 후 두 달 넘게 실질적인 실행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예술인·기획자 모집 등 외형만 갖춘 채 내부 준비가 미비하다는 점이 결국 사업 포기 검토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는 시의원들이 단순한 질책에 그치지 않고, 문화재단의 조직 개편과 책임자 문책, 그리고 향후 국비사업 체계 정비를 촉구하는 목소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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