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치원 납중독 사고, 뇌물·은폐 등 부패의 종합세트

기사등록 2025/07/22 17:20:45 최종수정 2025/07/22 21:36:24

지방공무원과 병원 직원 수십명, 뇌물받고 안전검사 소홀 및 검사결과 조작

[서울=뉴시스]광범위한 분노를 촉발시킨 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 유치원생 납 중독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 결과 간쑤성 공무원 수십명과 병원 직원들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납 중독 사건이 일어난 간쑤성 톈수이(天水)시의 허스페이신 유치원. <사진 출처 : CNN> 2025.07.22.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광범위한 분노를 촉발시킨 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 유치원생 납 중독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 결과 간쑤성 공무원 수십명과 병원 직원들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간쑤성 당국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톈수이(天水)시 허스페이신 유치원에서 중독된 유치원생들의 혈액검사 결과가 공무원들에 의해 조작됐으며, 공무원들이 유치원 투자자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식품 안전 검사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유치원의 급식사들은 더 많은 유치원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급식의 외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식용 불가능한 염료를 사용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당국이 조사한 이 유치원의 급식 샘플에서는 국가 안전 기준을 2000배나 초과한 납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8명이 처음 독성 간식 제조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유치원 원장과 조리사, 투자자 등 6명이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간쑤성 공무원 10명의 수입·지출에 대한 공식 조사가 이뤄졌으며, 17명의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다.

지난 8일 사립 유치원인 허스페이신 유치원의 원생 235명이 찐 대추야자와 소시지, 옥수수빵을 먹은 후 납 중독을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현재 234명은 퇴원했다.

간쑤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달 초 일부 원생과 직원들이 증상을 보여 원생과 직원 267명에 대한 검사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관계자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당시 검사 책임자가 "운영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하여 결과를 왜곡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톈수이 제2 인민병원 직원들을 심각한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병원의 사건 처리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웠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국은 21일 학교 급식에 대한 새로운 국가 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은 모든 신규 급식 식사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하고, 쌀과 밀가루 및 식용유는 중앙 조달 지점에서 구입해야만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톈수이 당국은 납 중독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지정된 병원에서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피해 가족들에게 법적 지원이 제공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고를 일으킨 허스페이신 유치원은 국공립 유치원에서 임시로 관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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