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배움의 주체…독서교육 매진
새 정부에 진로체험관 '울산 잡월드' 건립 요청
AI디지털교과서 교육자료 활용 방안 모색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교사들이 주체가 되어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이 그 안에서 주도적으로 배우는 수업,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삶의 힘을 기르는 진정한 배움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최근 뉴시스와의 민선8기 취임 3주년 인터뷰에서 "교육의 본질을 지키며, 교육의 기본을 튼튼히 다져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교육감은 그동안 '교육발전특구 시범 지역' 지정, 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을 전국 최저 수준으로 낮췄고, 10년 연속 전국 최저 학업 중단율을 기록하는 등 분주하게 달렸다.
또 지난해 전국 최초로 직업교육 거점인 직업교육복합센터를 개관해 이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한 직업교육을 강화했다. 올해는 독서교육을 강조하며 '질문이 있는 교실'을 조성해 수업 혁신을 이끌겠다는 천 교육감에게 임기 1년을 남긴 소회를 들어봤다.
다음은 천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임기 동안 가장 공을 들였던,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공을 들인 성과는 '회복적 학교문화' 조성이다. 최근 학교 현장은 학생 간 갈등, 교권 침해, 학부모와의 소통 문제 등 다양한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가 신뢰와 존중, 협력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 회복' 중심의 회복적 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이를 위해 '화해분쟁조정지원단' 운영, 회복적 생활교육 전면 확대, 교사 연수와 대화 모임 활성화, 그리고 올해 출범한 '교육공동체 회복지원단'까지 울산은 전국적으로도 회복적 교육 문화를 가장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현재 20개 학교가 '회복적 학교' 시범 운영 중이며 앞으로 3년 안에 모든 학교로 이 문화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취임 이후 직무수행지지도가 특광역시에서 1위를 한 번도 놓지지 않았다. 비결이 무엇인가.
"교육의 중심은 늘 '학생'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왔다. 이는 모든 교육공동체가 울산교육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함께 힘을 모아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지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의 작은 변화가 큰 울산교육의 힘이 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를 든든히 뒷받침하겠다."
-새 정부에 가장 바라는 교육 정책은?
"새 정부에 교육의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립 융복합 진로·직업체험관인 '울산 잡월드 건립'을 요청했다.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학생들이 진로를 충분히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지만 현재 영남권에는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 세계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에너지 등 주력 산업이 발달해 있으며, 직업계고와 대학, 기업 연구기관이 도심 내에 밀집해 있어 교육과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살려 산업, 기술, 창업, 연구, 박물관 기능을 통합한 '잡월드'와 같은 규모 있는 체험관이 설립된다면, 울산이 미래 직업교육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인공지능(AI) 교과서' 폐지 움직임이 있다. 이와 관련해 입장은?
"AI 디지털교과서는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충분한 검증과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도입을 할 수 있음에도 교육부가 무리하게 전면 도입을 결정하면서 여러 가지 혼란이 초래됐다. 울산시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해 초기부터 줄곧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교과서의 지위와 관련해서도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최근에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에서 통과가 되었고 본회의 통과도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교육청에서는 41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된 만큼 교과서의 지위가 아니더라도 교육자료로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올해 추진 과제 중 '독서교육'이 눈에 띄는데.
"아이들은 배움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고 비판적 사고력, 소통과 협업 역량, 실천과 문제해결력 등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저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독서교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사고력을 기르고, 자신의 생각을 글과 말로 표현하는 힘을 키우는 것은 자기주도 학습의 든든한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올해는 독서교육을 정책으로 삼아 '질문 있는 독서토론', '15분 하루 함께 독서', '1학교 1독서동아리', '십만학생저자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토론과 글쓰기까지 연계해 아이들이 생각을 확장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원에게는 맞춤형 찾아가는 수업 나눔 프로그램인 '수업마실'을 운영하고, 중고등학교 교사에게는 수업 혁신에 마음껏 도전해 보는 '해돋이학교'와 학교 단위에서 수업 혁신을 실천하는 '씨앗교사'를 뽑아 올해부터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반드시 완성하고 싶은 과제나 중점 추진정책은?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삶을 배우는 삶의 공간이자 공동체이다.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체로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자기 주도적인 학습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 스스로 과제를 발굴하고, 친구들과 역할을 나누며 함께 탐구하고 협업하는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끝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처음의 마음 그대로, 울산교육의 밝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아이들이 저마다의 빛깔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늘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 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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