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對중국 수출 재개…HBM 수요 확대 기대
SK하이닉스·삼성전자, 핵심 수혜주로 부각
16일 IT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공식 승인했다. 지난 4월 수출이 중단된 지 3개월 만이다. 이 소식에 1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MD의 주가는 각각 4.04%, 6.41% 상승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춰 설계한 제품으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주력 AI 칩이다. 수출 제한 여파로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약 8조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H20 공급을 재개하는 동시에, 규제 기준에 맞춰 사양을 조정한 신제품 'B40('RTX Pro)도 출시할 계획이다. AMD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한 AI 칩 'MI308'의 재판매를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HBM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HBM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중국 수출 재개가, 한때 하향 조정됐던 내년 HBM 물량 성장 전망을 다시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중국 역시 자체적으로 AI GPU를 개발 중이지만, 규제로 확보가 어려웠던 검증된 제품에 대한 구매 기회가 열리면서 단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H20과 MI308의 수출이 허용되면, 올해 글로벌 HBM 수요는 기존 전망 대비 약 3%(약 6300만GB)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H20에 HBM을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수출 재개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SK하이닉스는 단기 수혜가 클 것"이라며 "1분기 납품했던 H20용 HBM의 소화 속도가 빨라지고, 품질 안정성이 입증된 만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공급 생태계가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 AMD의 MI308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의 신제품 B40에도 메모리를 납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B40은 미국의 신규 수출 규제에 맞춰 사양이 하향 조정된 제품으로, 기존 HBM 대신 GDDR7 메모리가 탑재됐다. GDDR은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고성능 메모리다.
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B40의 GDDR7 메모리를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4분기 실적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AMD의 MI308에도 삼성전자가 메모리를 공급 중인 것으로 보이며, AMD가 중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경우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H20용 HBM3 8Hi의 초기 공급사는 삼성전자였고, 후속 제품인 H20 Ultra(HBM3E 8Hi 144GB)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주요 벤더로 예상된다"며 "H20 Ultra의 출하가 재개될 경우 삼성전자에도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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