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AI칩 수출 일부 허용했지만 불안한 휴전
6개월짜리 희토류 유예로 불확실성…관세 위협은 여전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칩의 중국 수출 재개라는 호재를 맞았지만,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 놓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일시적으로 무역 휴전에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중국은 희토류 공급 규제를 완화했고 미국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 칩인 H20의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다른 반도체업체 AMD도 이날 자사의 AI 칩의 대중 수출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엔비디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는 미중 무역 협상의 '협상 카드'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한 여파로 지난 1분기 45억 달러의 손실을 반영했고, 2분기에는 최대 80억 달러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달에는 수출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중국을 매출 및 이익 전망에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도 수차례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하고, 미국 텍사스에 AI 슈퍼컴퓨터 생산 시설을 짓는 데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규모 국내 투자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대에도 부응했다.
하지만 WSJ은 "엔비디아는 정치적 변수에 따라 향방이 쉽게 바뀔 수 있는 민감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는 예측 불가능하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완화 조치도 6개월간 유효한 한시적 조치다. 이에 따라 해당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AI 칩은 다시 미국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관세 부과 가능성도 불확실성 요소로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는데, 반도체를 대부분 대만에서 생산하는 엔비디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외국산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이르면 이달 말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반도체에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CEO는 1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공급망 엑스포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는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중국 방문으로, 당시 그는 현지에서 중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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