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대안으로 떠오른 '이 기술'

기사등록 2025/07/16 07:01:00 최종수정 2025/07/16 09:10:24

감염병기술전략센터 발간한 분석 보고서

2050년 항생제 내성 사망 1000만명 예측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항생제' 주목

[세종=뉴시스]농림축산겸역본부와 세계동물보건기구가 공동으로 진행한 항생제 내성 기술훈련 실습중인 참가자의 모습.(사진=검역본부 제공)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병원균이 급증하며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으로 떠올랐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새로운 항생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항생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한국화학연구원과 감염병기술전략센터가 발간한 '하이브리드 항생제 특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AMR)은 대처해야 할 주요 공중보건 문제로 현재까지 인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란 병원균들이 특정 항생제에 저항하게 돼 해당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내성이 생길 경우 해당 질환의 치료가 어렵고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AMR과 관련된 사망은 495만건으로 집계했다. 5명 중 1명은 5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총리가 지난 2014년 의뢰한 항생제 내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AMR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시 2050년까지 AMR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수반되는 경제적 손실은 100조 달러다.

보고서는 "내성 박테리아의 확산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응할만한 내성에 강한 항생제 개발 속도는 지체돼 있어 해당 분야의 시장 성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항생제 내성 감염 증가에는 인구 증가, 감염병 확산, 농축산업에서의 항생제 오남용, 의료 접근성 향상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인포메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항생제 내성 시장은 지난해 85억 달러에서 연평균 5.4% 성장해 2029년까지 105억 달러에 도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 대응 전략 중 하나로 두 가지 항생제를 조합하거나 항생제 보조제를 사용하는 등 '항생제 병용요법'을 제시했다.

여러 항생제를 조합해 투여하면 단일 항생제를 투여할 때보다 내성균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독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장애 요소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설계'가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항생제는 두 항생제를 결합한 것으로 이중 표적, 즉 이중 작용기전을 가졌다. 다제내성 박테리아 균주 억제에 대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며, 연결된 두 개의 항생제가 모두 항균 활성을 가져 내성균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응 방안으로 고려된다.

그러나 아직 국내외에서 하이브리드 항생제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WHO가 발표한 항생제 개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항생제 관련 의약품은 가장 낮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임상 개발 단계의 항균제는 2017년부터 50~60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83개로 증가했다. 이중 WHO 임상 파이프라인에 포함된 하이브리드 항생제는 3개다.

보고서는 현시점 각각 중국과 러시아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한 TenNor Therapeutics(텐노 테라퓨틱스)의 하이브리드 항생제 'Rifasutenizol'(TNP-2198)과 R-Pharm(알팜)의 'Cefilavancin'(TD-1792)이 가장 유망한 하이브리드 항생제이며 이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항생제는 기존 항생제의 특허 만료 후 제네릭 경쟁을 피하고 신규 조성물 특허로 보호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하이브리드 항생제 관련 조성물 특허권을 보유한다면 시장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항생제 조성물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통해 하이브리드 항생제 조성물 특허권이나 공정 특허권을 가지는 방안으로 상용화를 함께 추진한다면 국제 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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