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전남 구례에 지리산 피아골 계곡.
계곡은 이른 오전에도 폭염을 피하려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허리 춤에 튜브를 낀 아이들부터 준비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까지 얼음장 같은 물을 맞이하기 전 피서객들의 얼굴엔 설렘 가득한 표정이었다.
수영복과 반팔, 반바지 차림의 시민들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연신 '이제 좀 살 것 같다"는 말을 반복했다.
물장구를 치던 아이들은 강한 햇빛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 장난치기 바빴다. 어른들은 강한 물살에 몸을 맡기며 심신을 달래기도 했다.
나무를 그늘 삼아 단잠을 자기도 했으며 2m 남짓 높이 바위에서 아찔한 다이빙을 펼치는 대학생, 엄마와 함께 다슬기를 잡는 아이들까지. 무더위는 잠시 잊고 저마다의 피서를 즐겼다.
광주에서 방문한 이황(36)씨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름 휴가는 역시 최고다.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을 가족과 함께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지리산 정기를 받으러 서울에서 2박3일 일정으로 내려온 가족들도 있었다.
박건국(57)씨는 "전남 계곡이 최고라는 말만 듣고 찾아오게 됐다. 물도 시원하고 너무 깨끗해 아내와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3일간 전남에 머물며 좋은 추억 만들고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60대 김모 씨는 "물 온도 딱, 수위도 딱, 풍경도 딱 삼박자가 어우러져 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날 광주와 전남 전 지역은 15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낮 최고기온은 광주 조선대 36.2도, 장성 25.6도, 곡성 석곡 35.4도, 화순·담양 봉산 35.3도, 영암 시종·순천 황전 34.9도, 구례 35.8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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