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에 기업별 맞춤형 대응책 시행
현대차·기아, 근로자에 빙과류·보양식 제공
물류 업계도 냉방설비 증설, 하계용품 지급
특수고용직 등 온열질환 사각지대 지적도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공장부터 불볕더위에 자주 노출되는 물류 업계까지 폭염에 대비한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공장 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방 시설 가동을 늘리고 있다. 이달부터는 3만5000여 개에 달하는 빙과류와 복날 보양식도 제공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을 두고, 극한 폭염 속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 등 다른 완성차업계도 개인용 냉방장비와 보냉용품, 음료, 식염 포도당 등을 지급하고, 개인 건강 모니터링을 통해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방지에 나서고 있다.
외부 활동이 많은 물류 업계도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실내 작업장에 제빙기와 냉방 설비를 설치하고, 옥외 근로자에게는 쿨토시 등 하계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또, 건강 상태에 따라 근무 배치를 탄력적으로 배치하는 조치도 시행 중이다.
이달 초에는 조현민 사장과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이 온열질환 응급조치 훈련 현장을 찾아 실무자들과 함께 훈련에 참여하고, 현장 대응력을 점검하는 등 실효성 있는 예방 조치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냉수와 냉방물품 지급 외에 휴게 시간 확대와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공지하는 등 현장 근무자의 실제 작업 환경을 반영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은 실질적인 휴식권 보장이 어려워 온열질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일에는 제주에서 택배 상하차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온열질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수도권에서 근무 중인 한 택배기사는 "과업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 잠깐이라도 배송을 멈추기가 어렵다"며 "더위를 먹어도 참고 일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냉방 장비나 용품 지원이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작업 강도 조절과 강제 휴식 기준 마련 등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