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섬유강화플라스틱 결합해 안정성 확보
"공사기간 단축, 저비용 농업기반시설로 확장"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농촌진흥청이 간척지 연약지반에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나무와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결합한 복합기둥 공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콘크리트 기둥(PHC)에 비해 시공비를 최대 75% 절감하면서도 침하 안정성과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간척지는 지반이 약해 구조물 설치 시 침하 위험이 크고, 시공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기존 콘크리트 기둥 공법은 안정성은 높지만 온실 1㏊당 기초공사비가 25억원 이상으로 고가의 공사비가 든다. 반면 나무 기둥은 초기비용이 적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하수 노출부의 부식 문제가 생긴다.
농진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식성이 뛰어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나무 기둥 상단에 결합한 복합기둥을 개발했다. 지하수 아래는 나무를, 지상 노출 부위는 FRP를 사용해 무게는 가볍고, 시공은 쉬운데 내구성은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이 전북 새만금 지역 3개 원예단지(김제·군산·부안)에서 2년간 실증시험을 한 결과, 20년간 예측 침하량은 0.52㎜로, 온실 기준 허용 침하량인 25.4㎜를 훨씬 밑돌았다.
기둥의 인발저항력도 기존 나무 기둥보다 48.2% 증가해 강풍과 외부 하중에 더 강해졌다.
공사 공정도 개선됐다. 기존 4단계(기초-기둥 분리 시공)를 3단계로 줄여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해졌다. 복합기둥은 중형 굴삭기로도 설치할 수 있어 간척지 외에도 일반 농촌, 산지, 스마트팜, 축사 등 다양한 농업 시설로의 적용이 가능하다.
농진청은 지난달 관련 기술을 특허 등록하고, 국제학술지에도 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등 기술 확산에 나서고 있다.
고종철 농진청 간척지농업연구센터장은 "복합기둥 공법은 까다로운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기초를 세울 수 있는 핵심 대안"이라며 "농업 구조물 시공 시 구조적 안전성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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