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수업=자습시간 아닌가요?"…아이들 '신체활동 부족' 해법은

기사등록 2025/07/07 11:53:5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슈앤포커스 보고서

중고등 비만은 느는데 신체활동은 저조해

"가정, 지역사회 등 학교 밖 자원 연계해야"

"학교 안팎 물리적 환경·인력 지원도 필요"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작년 4월 30일 전북 전주시 전주북초등학교에서 열린 '2024년 아침운동 신명나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2024.04.30. pmkeul@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아동·청소년의 신체활동 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뿐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57호에 실린 '학교 기반의 아동·청소년 신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과제'에서 김수경 건강보장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신체활동은 학생들의 전반적 생활 양식과 관련된 문제인 바, 체육 교과 및 스포츠활동을 활성화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은 지난 10년간 증가하는 추세인 데 반해,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024년 기준 남학생 25.1%, 여학생 8.9%로 10년 전(남학생 20.5%, 여학생 7.4%)과 비슷하게 저조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기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위축된 신체활동 지표 중 일부는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가령 '학습 외 목적으로 앉아서 보낸 시간'은 2019년 하루 2.8시간에서 코로나19 유행 후인 2020년 3.8시간으로 증가했는데, 유행이 끝난 2024년에도 일 3.3시간으로 팬데믹 이전 수치까지 줄어들지 않았다.

김 부연구위원이 전문조사업체에 위탁해 학생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한 결과 학생 대다수는 체육시간을 자유시간이나 자습시간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고, 스포츠클럽 활동의 경우 이미 스포츠에 소질이 있거나 운동부인 학생들이 주로 참여해 일반 학생들이 선뜻 참여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가 진행된 지난 3월 26일 부산 동구 부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교부받은 답안지에 이름 등을 작성하고 있다. 2025.03.26. yulnetphoto@newsis.com

교사들 사이에선 협소한 운동장 등 제반 환경 미비, 안전사고로 인한 민원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으로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학교 안의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 신체활동 활성화를 위해 근본적으로 접근 방식을 '학교체육 중심'에서 '학교기반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가 가진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하다면 가정, 지역사회 등 학교 밖의 자원을 활용하는 학교 기반의 접근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교에서 가정에 신체활동 숙제를 내 주고 학부모에게 관련 정보를 안내해 학생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연계', 학교는 전체 학생에 대한 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보건소 등에서 비만 학생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는 '지역연계'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자원 연계 및 동원을 위해서는 우선 청소년의 신체활동 실천과 관련된 지역의 자원 풀을 만들어,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 내 시설과 공간 및 체육 행사 등 다양한 정보가 가정에도 적극적으로 안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민원 발생 우려로 인한 신체활동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교사 대 학생', '교사 대 부모'의 대치 구도에서 벗어나, '학생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학교 안팎의 물리적 환경 구축 및 인력지원, PAPS를 통한 프로그램간 연계가 필요하다고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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