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도시 태백 시민게시판서 '비판글' 폭염만큼 들끓어

기사등록 2025/07/07 09:26:58

야시장 소음·상인 갈등·행정 난맥…시정 향한 비판 글 대부분

태백시, 게시글 삭제 논란까지 자초…시민 불신 ‘임계점?’

낙동강 발원지 태백시 황지연못.(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서늘한 도시’로 알려진 고원도시 강원 태백시가 정작 민심만큼은 한여름 폭염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7일 태백시청 시민게시판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연일 쏟아지는 비판 글로 들끓고 있으며 시민들 사이에선 “지금 태백의 진짜 기온은 행정에 대한 불만 온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6월1일부터 7월6일까지 1개월 넘게 시민게시판에 올라온 글 132건 중 약 58% 가량(77건)은 시정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과 불만을 담고 있다.

정선, 삼척, 영월 등 인접 지자체들의 온라인 창구가 비교적 조용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태백은 소음, 행정 난맥, 불통, 시민 의견 묵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4일 게시판에 올라온 시민의 글은 “두 돌도 안 된 아이가 공연 소음에 울면서 깼다. 매년 지적해도 바뀌는 게 없다”며 “황지연못 공연장이 있음에도 왜 굳이 소공연장에서, 그것도 주거지 바로 앞에서 공연을 강행하느냐”며 지적했다.

비슷한 시기 게시판에는 야시장 소음 논란(4건)에 이어 ▲야시장 콘텐츠의 저질화 ▲시장상인회와 일부 상인 간 갈등 ▲볼링장 이용 불편 ▲시영아파트~강원관광대 가로수 설치 요청 ▲행사 중심의 비효율 행정 등에 대한 글이 집단적으로 올라오며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태백시는 최근 일부 게시글을 “당사자 요청과 명예훼손 우려에 따라 임의 삭제했다”고 비공개 처리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시민들은 “정작 귀를 닫는 쪽은 시민이 아니라 시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게시판은 시민의 최소한의 발언대인데, 이제 그것마저 관리하려 드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위청준 태백시민행동 위원장은 “시민게시판에 쏟아지는 민원은 단지 몇몇 불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시민 불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라며 “지금 필요한 건 이벤트 행정도, 형식적 소통도 아닌 진짜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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