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투자심사 통과로 사직 재건축 사업 본격화
예산·입지 현실성 문제로 북항야구장 추진은 난항
부산시는 지난 3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가 500억 원 이상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려면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1985년 건설돼 40여 년간 사용된 사직야구장은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그간 사직야구장은 노후화 문제로 지속적인 재건축 요구가 제기돼 왔으며,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신축 야구장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사직야구장은 기존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6만1900㎡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야구장 연면적(3만6406㎡)보다 약 1.7배 넓어지며, 총 사업비는 2924억원이다. 이 중 롯데가 817억원을 부담한다.
부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 299억 원을 확보하고, 나머지 1808억 원은 시비와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설계 공모를 거쳐 2028년 착공, 2031년 시즌부터는 새로운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홈경기가 열릴 전망이다.
반면 북항야구장 건립은 정치권 공약과 논의는 있었으나 현실화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북항야구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이후 지난해 8월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취임하며 논의가 재점화됐다. 이어 민주당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북항야구장을 대선 공약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같은 해 4월에는 한 종합건설사 대표가 2000억 원 기부 의사를 밝히며 시민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후 부산시의회에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동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강철호(동구1) 시의원은 지난달 열린 제329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북항야구장 추진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중에서는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그러나 같은 정례회 기간 동래구를 지역구로 둔 송우현(국민의힘) 시의원은 "북항야구장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형준 시장 역시 북항야구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 시장은 "부지 매입, 특별법 제정 등 선행 조건이 필요한 데다 사업비 2조 원, 장기간 소요되는 공사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시민에게 희망고문을 주기보다는 사직야구장을 조속히 메이저리그급 시설로 재건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시장은 "장기적으로 북항 1·2단계 개발이 지속되는 만큼, 타당성 있는 계획과 구체적인 민간 투자 의지가 있다면 검토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반면 민주당 측은 북항야구장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북항야구장 건립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사직 일대는 생활체육 중심지로, 북항은 K-콘텐츠와 연계한 스포츠 콤플렉스로 육성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철호 시의원도 "중앙투자심사가 조건부 통과인 점을 고려하면 북항야구장의 당위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랜드마크로서 북항야구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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