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문예인들 "민주주의 전당에 민중음악관이 없다"

기사등록 2025/07/03 14:11:45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이 3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5.07.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민주주의 전당에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중요한 축을 담당한 민중가요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나,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한 문화예술인들은 민주주의 전당에 민주주의 관련 예술품이 전혀 없다는 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독재 권력에 온몸으로 맞서 피 흘리며 싸운 주체는 언제나 이름 없는 민중이었고, 독재자의 폭력 도구로 전락한 군인과 경찰의 총과 방패, 최루탄, 방망이는 살인무기에 다름 아니었다"며 "죽음에 이르는 공포에도 민중들이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었던 용기의 원천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한 열망, 동지들과 어깨 걸고 함께 부르던 노래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맨 몸으로 독재의 군홧발을 뒤로 물러나게 한 힘은 수만, 수십만이 함께 눈물 흘리며 부른 민중의 노래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무심코 지나가던 행인을 투쟁의 대오 속으로 끌어당기는 노래의 힘, 백 마디 연설보다 노래 한 곡이 지닌 위력을 우리는 3.15의거부터 2025년 빛의 혁명에 이르는 광장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3·15의거와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뒤 일어난 4·11민주항쟁에는 '애국가', '통일행진곡', '전우야 잘 자라', '승리의 노래', '학도호국단 노래'가 있었다"며 "부마항쟁에는 '애국가'와 '훌라송', 6·10항쟁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타는 목마름으로', '농민가', '동지가', '동지여 내가 있다'를 목이 터져라 외쳐 불렀다"고 했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경남지역 문화예술인들이 3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5.07.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기억하고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리는 역사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민주주의전당 어디에도 민중의 노래, 저항의 노래를 포함한 민중예술에 대한 역사적 기록과 공간은 없다"며 "전시실 영상에도 없고, 전시물에는 민중가요 악보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전당 도서관에 민중음악 관련 자료를 수집·저장해 관람객들이 민주화 현장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민중음악관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며 "민주화운동이 있는 곳에 늘 함께 했던 우리의 노래, 민중의 노래를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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