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최초' 미니 LED 출시했지만 입지 약화
中 보조금에 LCD 패권…초대형 시장 빠르게 잠식 중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미니 LED 시장의 판도가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19년 연속 TV 판매 1위' 삼성전자의 아성이 일순간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미니 LED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4위, 매출 기준 3위로 밀려났다.
미니 LED는 LCD(액정표시장치) 기반 프리미엄 TV 기술이다. 기존보다 훨씬 작은 크기(100~300마이크로미터)의 LED(발광다이오드)를 촘촘하게 배열해 밝기와 명암비, 색상 표현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를 통해 세계 시장에 미니 LED를 처음 공개한 이래 미니 LED TV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에 차례로 추월당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전체 TV 판매 시장과 고가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브랜드의 공세로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제 프리미엄 TV 제품 1등 브랜드라는 명성을 지킬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소니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른 삼성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TV 시장 주도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TV 시장의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는 뜻)' 트렌드는 삼성전자가 고전하는 이유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구형 TV를 새 모델로 교체할 것을 장려하는 정부 보조금 제도를 업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올레드 TV는 화질과 전력 효율 등에서 우위지만, 미니 LED보다 가격대가 높은 점이 맹점이다.
이에 중국 브랜드들은 자국 내 LCD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한국 업체들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저가 전략을 통해 초대형 미니 LED TV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중국 브랜드의 주도로 올해 1분기 75인치 이상의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고, 매출은 59% 증가했다.
밥 오브라이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TV 패널 비용 차이로 인해 소비자는 더 작은 올레드 TV와 더 큰 미니 LED TV 중 미니 LED를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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