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메모리 시장 급반등세…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거시 불확실성에 수요 예측 불가…보수적 전망도 제기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으며 고객 수요 회복이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관세는 물론 이스라엘-이란 교전 사태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등 국제 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만큼 하반기 반도체 시장을 좀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하반기 업황은 기관별로 다소 엇갈리지만, 대체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저하고 전망 근거는 범용 메모리 수출 증가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이달 1~20일 전년 동월 대비 21.8%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4~5월에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어 6월에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가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9%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더 높아졌다.
반도체 수출 호조는 메모리가 이끌고 있다.
이달 1~20일 메모리 수출액은 45억3368만달러로, 전년 대비 28.1%, 전월 대비 21.1% 증가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상호 관세 유예와 DDR4 등 구형 제품 단종 예고로 재고 비축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범용 D램 가격이 급등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올 하반기에도 범용 D램은 DDR4 내년 생산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수요가 늘면서 상승세를 지속할 조짐이다.
이에 메모리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 가격 상승률이 2분기 13~18%에서 3분기 18~23%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AI 투자 증가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수요 증가와 차세대 HBM4 조기 양산, DDR5 등 신제품 수요 전환 등 산업 구조 개선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경우 실적 개선은 더 확실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기관은 2025년 하반기 업황에 우려를 나타낸다.
우선 수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가 나타나고 있지만,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서버, 모바일, PC 등 메모리 수요 업체들이 오는 3분기 메모리 재고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반도체 주요 고객 중 하나인 스마트폰의 올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0.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메모리 제품군별로도 온도 차가 심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1~20일 메모리 반도체 수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D램 영업일 평균 수출 금액은 일 1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증가했다.
반면 낸드플래시의 경우 전년 6월 대비 40% 감소한 일 2200만달러에 그쳤다. 최근 메모리 수출 증가세는 D램이 나홀로 주도하는 '반쪽 상승'이란 평가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메모리 단가 상승 역시 정체될 수 있다.
박상욱 신형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IT 품목별 관세가 본격 적용되고, 상반기 재고가 소진될 경우 DDR4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반도체 상반기 수출이 727억달러로 작년보다 10.6% 늘어나는 반면 하반기 수출은 작년보다 5.1% 감소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2.2%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