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분쟁 격화…국제유가 급등세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 경우 상승폭 심화 전망
K식품·유통가 원가부담 심화…상황 예의주시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3곳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란은 이에 대응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유통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쟁이 장기화돼고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원가 부담이 심화하는 데다 소비심리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스텔스 폭격과 잠수함 순항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 시설 3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 의회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란 국가안보회의(SNSC)의 승인만 남은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해로다. 중동에서 수출되는 전체 원유의 4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원유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 정도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한국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건너오는 원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크다.
국내로 수입되는 중동산 원유의 약 7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제유가는 이스라일과 이란 분쟁 발발 이후 약 10%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전면전으로 확전될 경우 국제 유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되고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실패하면 국제유가는 배럴 당 130~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협상 모드로 전환되거나 조기 종전될 확률이 높지만 향후 수 주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근 K푸드 열풍으로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식품·유통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유가가 오를 경우 원가 부담이 늘고 운송비가 상승해 장기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식품·유통 기업들은 원가 부담 심화·물류비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 다른 산업만큼 큰 영향을 받진 않겠지만 분쟁이 장기화돼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을 경우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아직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K푸드의 영향력 확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K푸드 수입협의체인 중동한국농식품연합회를 개최하고 중동 지역 주요 바이어들과 긴급 회의를 가지기도 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매출과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쟁이 확대되거나 장기화 될 경우 소비 심리 위축으로 K푸드 확산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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