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오스틴·박동원 등 타선 침체로 선두 내줘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올 시즌 프로야구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 트윈스가 위기에 빠졌다. 순위는 선두에 0.5게임차 2위로 여전히 높지만, 염경엽 감독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LG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경기를 치른다.
전날 장맛비 영향으로 하루 휴식을 취한 LG는 체력적으로도 멘털적으로도 재정비한 뒤 다시 그라운드에 나선다.
지난 1일 염경엽 LG 감독은 "5월 위기를 넘겼으니, 6월은 긍정의 힘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긍정만을 외치기엔 팀의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외국인 선발 듀오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물론, 중심 타선도 침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 11일 잠실 SSG 랜더스전 4⅔이닝 3실점으로 5회를 채 채우지 못했던 에르난데스는 지난 1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선 2회 박건우에게 헤드샷을 맞히고 퇴장당했다.
12일 SSG전에서 5⅔이닝 4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챙겼던 요니 치리노스는 18일 NC전에선 4⅔이닝 6실점으로 더 크게 흔들렸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타선도 침묵을 끊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심타선의 침체가 심각하다.
염경엽 감독 역시 전날(20일) "(박)해민이와 (신)민재가 이제 좀 좋아지고 있다. 3, 4, 5번이 딱 지켜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해민이와 민재가 쳐 줄 때 중심 타선이 버텨줬으면 훨씬 많이 이겼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보경은 지난 10일 SSG전부터 18일 NC전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19일에서야 기나긴 침묵을 깨는 안타 1개를 작성했다.
오스틴 딘은 5경기 연속 무안타를, 박동원도 3경기 연속 무안타 기록하고 있다. 6월 타율 0.063에 그쳤던 오지환은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갖고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선수들은 염 감독의 '긍정 주문'을 놓치기도 했다.
지난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박해민은 6회초 잘 친 타구에도 2루수 직선타로 아웃되며 땅에 배트를 내리쳤다.
문보경은 18일 7회 내야 땅볼에도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등 간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결국 아웃이 선언됐고, 좌절한 문보경은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LG의 자랑이던 수비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LG는 지난 18일 경기 8-7로 앞서던 8회말 1사 1루에 도루를 시도하던 NC 최정원을 저지하고자 했으나 견제구부터 두 차례 송구까지 모두 빠지며 결국 동점까지 허용, 위기를 맞았다.
긍정을 외치던 염 감독은 차분히 선수들을 다그쳤다.
그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는 순간 결과가 안 나올 수밖에 없다. 욕심이 생기면서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을 하는 게 아니라 더 오버하게 된다. 공·수·주가 다 똑같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특히 문보경을 향해 "슬라이딩을 한다고 안 풀리는 야구가 되는 게 아니다. 이게 공부다. 아직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라인업에서) 안 빼고 놔두고 있다. 경험을 해야한다. 무안타를 치면서 느낀 게 있고, 어떻게 준비해서 모면할지 명백히 알아야 성장한다"고 따뜻한 충고를 보냈다.
LG는 6월 15경기에서 6승 1무 8패 기록했다. 한 달 넘게 지키던 단독 선두 자리도 한화에 내줬다.
분명 위기는 맞지만, LG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염 감독도 "그동안 준비한 것이 있으니까 흔들릴 때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우리가 해왔던 것을 꾸준하게만 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며 여전히 긍정적인 자세로 남은 6월 총력전으로 임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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