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 애플초당옥수수 밭 가보니…국내서 생산된 적 없어
애플초당옥수수, 17~20 브릭스 당도…고당도 수박 13 브릭스
이마트 전국 전 점포서 오는 25일부터 내달 3일까지 판매 예정
[고성=뉴시스]전병훈 기자 = 과일처럼 달고, 채소처럼 자란다.
초당옥수수에 '애플(사과)'이라는 과일 이름까지 품은 '애플초당옥수수'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상품화된 적 없는 품종이다.
장마를 앞두고 사과를 품은 옥수수를 만나기 위해 경남 고성의 한 옥수수밭을 지난 19일 방문했다.
산자락 아래 자리한 1만 평 들판에는 30만 주에 달하는 옥수수가 초여름 볕을 받으며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
수확을 코앞에 둔 이곳은 한낮의 무더위에도 옥수수 잎이 힘차게 서 있었고, 농부들은 수확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갑곤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이번 주말이 지나고 첫 수확이 시작된다"며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애플초당옥수수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소 유통 분야에서 13년, 그중 5년을 옥수수에 바친 그는 "애플초당옥수수를 처음 먹었을 때 기존 초당옥수수와는 명확히 달랐다"며 "그 한입에 확신이 들었고, 망설임 없이 국내에 있던 종자 전량을 계약했다"고 덧붙였다.
겉모습만 보면 일반 초당옥수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키가 조금 낮은 정도다.
하지만 껍질을 벗기자 촘촘히 박힌 노란 알갱이들이 윤기를 띈 채 모습을 드러냈다.
밭을 관리하는 염애자(63)씨가 건넨 옥수수를 한입 베어 무니, 촘촘한 노란 알갱이 속에서 맺혀 있던 즙이 아삭한 식감과 함께 퍼져 나왔다.
'애플'이 붙은 옥수수 이름에 고개가 자연스레 끄덕여졌다.
그 모습을 본 옆의 염씨는 슬며시 웃으며 “전자레인지에 3분 돌리면 더 맛있어요”라고 속삭이듯 말했다.
아직 다 맛본 게 아니라는 듯 말끝에는 애플초당옥수수에 대한 묘한 자신감이 배어 있는 말투였다.
◆ 더위에도 단맛 유지…'애플초당옥수수'의 탄생
초당옥수수는 2010년대 국내 농가에서 본격 재배되기 시작했다.
일반 옥수수보다 두 배가량 높은 16~17 브릭스(Brix)의 당도를 유지해 '채소계의 샤인머스캣'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무더위가 심해지며 당도 저하 문제가 발생했다.
폭염기에는 당도가 13~15 브릭스로 떨어지는 사례도 잦았다.
김 바이어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위에 강한 품종 찾기에 착수했고, 2023년부터 2년간 새로운 종자를 수소문한 끝에 '애플초당옥수수'를 찾았다.
지난해 경남 의령에서 시험 재배를 통해 상품성을 확인했고, 올해 고성에서 대규모로 재배 중이다.
이날 현장에서 수확한 옥수수의 당도는 17~20 브릭스 수준으로, 당도 높은 수박(약 13 브릭스)을 능가하는 수치다.
◆오는 25일 전국 이마트에 판매
애플초당옥수수는 이마트 전 점포에서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판매된다.
3개입 팩과 낱개(벌크) 상품으로 구성됐고 벌크는 일부 점포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이마트 측은 "올해 수확 및 판매 추이에 따라 상품성이 확인되면 내년에는 물량을 10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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